나는 가짜 삶을 연극하는 괴물이었다.
'완벽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 '그래야 사랑받는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오늘 이 글을 꼭 선물하고 싶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된다.
너무 애쓰지 말자.
그럼 빨리 지친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살다 보니, 나는 어느새 연극배우가 되어 있었다. 연극에 재능이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간절히 살아남고자 했던 것 같다. 어릴 적 살아남기 위해 연극을 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연극인지도 모르게 연극을 하며 사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괜찮은 척, 대단한 척, 뭐든 해낼 수 있는 척, 밝은 척.
많고 많은 척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잘하는 척'이었다.
막이 내리고 나면 공허하게 내려간 커튼을 바라보며 허무에 빠지는 삶이었다. 열심히 살아온 탓에 그저 방황하는 것뿐이라고 합리화하며 버텼을 뿐, 내가 힘들었던 것은 '열심히 살아서'라는 말로는 감히 포장되지 않는, 거짓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평생 뛰어난 배우였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는 사실 그대로 자신의 역사, 곧 진리를 실현하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에 따라 연기를 한다. 문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타인이 나에게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닌 것을 어쩔 수 없이 보여주고 표현하게 된다. 이때 내가 가진 한계로 인해 흠이 생기거나 부서지거나 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완벽해 보이는 것이 문제다. 다시 말해 그들이 내게 기대하게끔 하고, 그들이 바라는 자가 되는 공연을 하며 사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기꺼이 받아들여지며 사랑받는 사람이 된 것이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사는 것을 어릴 적부터 부모와 상호작용하며 배웠고, 나중에는 선생님, 직장 상사, 배우자, 우리 자신, 그리고 하느님과 살아가기 위해 배웠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고 해서 평생 이러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이들이 확실히 나를 좋아하게 하려고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로, 연기자로, 완벽한 자로 보이려고 계속 애쓰면서 버틸 수는 없다. 버티지 않아야 한다.
안셀름 그륀은 '삶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삶의 기본 원칙은 이렇다. "다른 사람이 너의 인생을 결정하게 하지 마라. 너의 길을 가라. 너 자신이 되어라. 하느님이 네게 주신, 때 묻지 않은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라. 네 안에 그 모습을 간직하라. 부모가 낳기 전의 너는 누구였는가? 태어나기 전 너는 하느님 안에서 누구였는가? 너의 영적 근원을 기억하라. 그러면 자유롭게 너의 길을 갈 수 있으리라."
나는 사랑받기 위해 온갖 꾸밈을 얹고 살아왔다. 내 한계를 부정하고 언제나 괜찮은 척, 잘하는 척, 관대한 척하며 내 마음이 얼마나 곪아가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표현하지 않았다.
참고 참다가 겨우 용기 내어 힘들다고 표현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대답한다면 마음이 어떨까?
그래, 너도 힘들겠지. 근데 나도 힘들어. 나도 힘들다고!
나는 분노했다. '나는 당신을 위한 연극을 하고 있는데 왜 당신은 그래주지 않나요? 왜 당신은 나에게 표현하나요?'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마음도 거짓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위한 연극을 하고 있었을 뿐, 당신을 위한 연극을 한 적이 없기에. 나는 내가 사랑받고 싶었고,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극도로 불안했기 때문에 나를 위한 연극을 했을 뿐. 당신을 위한 연극을 한 적이 없었다.
사랑받기 위해 감정의 거짓말쟁이가 된 나는 어느새 타인의 감정을 수용하고 존중할 수 없었다. 사랑을 잃은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내 삶이 거짓인 것도 모자라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거짓된 삶을 살기를 강요하는 괴물이 되어있었다.
진짜 사랑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할 때, 비로소 사랑이 된다. 그리고 함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바로 서야한다. 내가 나로 살 수 있어야 함께하는 삶이 가능하다.
이제 나는 누군가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삶을 살기를 그만둔다. 그래야 진짜로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괴물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함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지금부터 그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