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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May 30. 2020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과  오즈의 마법사

미국 경제 역사 이야기 38

미국 초기 산업의 기반은 농업이었다.


서부의 금은복본위제 요청


토지 기반의 농민들 관심사는 농산물의 가격 안정과 시기적절한 인상이었다. 때문에 연방정부의 화폐 제도와 관련 법령의 발표에 민감하게 대응을 했다.


주 정부의 통제를 받는 중소형의 주법은행거래를 하는 농민들은 소액인 은화를 주로 거래했다. 지방 경제를 이끌어가는 존재였다.


이들에게 소액 화폐는 중요한 존재였다. 


돈의 유통량이 줄어들어 화폐 가치가 올라가고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두려워했다.


화폐 발행량이 늘어나기를 원했다. 서부 농민 의견이  주축이 돼서 창당된 그린백당의 정책도 ‘화폐 발행을 증가시키자’였다.


대부분 농민들은 채무가 있었기에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 이득이 되는 상황이었다.


 결괴적으로 금은복본위제를 찬성하는 쪽이었다.


1900년 금과 은의 싸움을 묘사 <출처 : 위키피디아>


동부와 북부의 금본위제 요청


이와 반대로 상인과 은행가는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기를 원했다. 금본위제 하의 물가 안정과 통화 팽창을 억제하여 화폐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희망했다.


두 가지 상충된 경제적 충돌은 불가피했정치적인 주장과 뒤섞여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


셔먼 은 매입 법(Sherman Silver Purchase Act)이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J.P. 모건의 도움으로 1893년 공황이 해결된 상황을 지켜본 농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의 은행가에게 부탁을 한 것도 못마땅한데,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어 더 큰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이 이유였다.


이런 배경에서 1896년 대통령 선거는 금본위제와 금은복본위제 간의 정책 싸움으로 진행되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출처 : 위키피디아>


농민과 도시근로자를 대변하는 민주당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 있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 1860~1925)이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변호사 출신으로, 서른한 살의 나이로 네브래스카 하원의원을 지냈다.


189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대회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이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연설을 했다.


‘노동자에게 가시면류관을 씌우지 말고, 인류를 황금 십자가에 못 박지 마라’는 황금 십자가 연설(cross of gold speech)’은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에게 광적인 열광을 갖게 했다. 단숨에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었다. 그때 나이 서른여섯이었다.


황금 십자가 연설   <출처 : 위키피디아>


그의 연설은 불황에 지친 농민들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고, 전달하는 메시지(은 본위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와는 반대로 공화당의 윌리엄 매킨리(William McKinley, 1843~1901, 제25대 대통령) 후보는 금본위제를 주장했다.


그는 동부 상인들과 은행가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경제 공황을 종식하고 산업 중심의 경제 번영을 주장했다.


이 둘의 싸움은 금과 은의 싸움이었다.


결과적으로  1896년의 대통령은 공화당의 매킨리 후보에게로 돌아갔다. 경제안정화에 금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금본위제의 승리


서부의 농민과 동북부의 상인, 은행가 싸움에서 농민들이 패배한 것이다. 이후 연방정부의 정책은 동부 중심의 산업과 금융 중심으로 진행됐다.


매킨리의 금본위제  <출처 : 위키피디아>


선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잇따라 대규모 금광이 발견됐다. 


금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화폐의 공급량이 증가되었음을 의미했다. 이제 금본위제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진리로 자리 잡았다. 


경제는 불황을 끝내고 호황기로 접어들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1900년대 동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가 발표됐다.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이 동화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지역신문 발행인인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 1856~1919)이 익명으로 연재한 것이다. 브라이언의 열렬한 팬인 그가 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원한 것이다.


프랭크 바움(Lyman Frank Baum)   <출처 : 위키피디아>


 *어느 날 갑자기 캔자스주(미국의 서민층)에 사는 도로시가 토네이도(사회적 혼란)에 휩쓸려 날아간 곳은 오즈(무게 단위 ‘온스’의 약자)라는 동네의 서쪽 끝(서부)이다. 마녀의 은색 구두를 신고 길을 나선 도로시는 양철 인형(상공업, 노동자), 허수아비(농민), 목소리만 큰 사자(정치인)를 만나는데, 이들의 소원을 들어줄 마법사가 동쪽 끝(워싱턴 DC)에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노란 벽돌 길(금본위 제도)’을 따라 여행을 이어간다.


그러나 푸른색 에메랄드(금권정치)로 치장된 집에 갇혀 사는 마법사(클리블랜드 대통령)는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도로시의 ‘은색 구두(은화 발행)’야말로 소원을 들어줄 신통한 물건이라고 고백한다. 그 말을 듣은 도로시는 은색 구두를 부딪치며 소원을 말하고,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소원을 이룬다는 스토리다.


1939년 오즈의 마법사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안에 담긴 숨겨진 주제는 금은복본위제 만이 서민들의 어려움과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자가 브라이언이라는 것을 암시하였다.


*한겨레 21 내 최우성의 경제사談, 도로시는 보았을까? 무지개 너머 나라를!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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