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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남순 Jul 15. 2024

헷갈려

24년 7월 15일 월요일

어떤 물은 모양이 닮아서 헷갈린다.

참외모종과 비슷한 오이 모종을  바꾸어 심은 적도 있고, 며칠전에는 들깨모밭 풀을 메다가 비름인줄 알고 들깨모를 한참 동안이나 뽑아버렸다.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 초록 풀 두 개를 낡은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고서야  내 실수를 발견했다. 하마터면  뽑아낼 것을 애지중지 가꾸고, 가뀌야 할 것을 다 뽑아낼 뻔했다.


"에구, 정신 좀 차려라" 날 타박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들깨 뽑은 손등을 탁 하고 칠 수도 있지만 이젠 그렇게 하지 않는다.

늙어버린 눈을 한탄하며 젊은눈을 부러워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살다가보면 자주 헷갈리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럴땐 멈추어서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러다보면 문제라고 생각되던 것들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종종 발견할 때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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