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진
떨어져라 간수치 담낭슬러지 관절염 신장혹
프라이버시 공개에 기분이 언짢은 삐삐
정기검진
키우지 마세요
이렇게 돈 드는지 몰라서 키운 거예요
열 살이에요
네, 노견이죠
오늘도 병원 가는 길이에요
낯선 이에게 담담함을 연기한
내 모습이 자못 멋지다
개가 빨리 가자고 리드 줄을 물고 뛴다
동네 사람들
여기 좀 보세요
귀엽죠, 얘가 어딜 봐서 열 살인가요
조용한 병원이 마음에 안 드는지
소리를 질러대는 개
체중계에 앉혀 제일 적게 나오는 숫자로
몸무게를 고한다
채혈 후 10분은 더디 가고
결과는 똑같다 높디높은 간 수치
1년째 유지 중은 방치 중을 의미하는 걸까
"살을 빼세요
죽는다고 하면 빼오시더라고요"
지금 혼난 것 같은데 모른 척
또다시 주어진 2개월을 가방 안에 넣어 나온다
작년 2월 건강검진 이후로 간수치 중 ALP가 2000~3000대를 오가고 있어 2달에 한 번씩 간검사를 위한 피검사와 초음파검사를 받고 있어요. 쿠싱도 의심되었는데 호르몬 증상이 전혀 없어서 간 영양제인 사메탑과 보조제인 우루사를 함께 복용하고 있어요. 우루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담낭슬러지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여서 추가로 처방해 주신 것이고요.
살을 빼오라고 하시는데, 삐삐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그렇게 공복토를 해서요.
다이어트 사료 (힐스사이언스 W/D) 외에 다른 것을 다 끊었어요.
올해 6월부터는 껌도 끊었고요. 그래도 줄지 않는 체중 때문에 저는 늘 죄인이 됩니다.
안 되겠다고 느끼셨는지 의사 선생님이 "살을 빼세요, 죽는다고 하면 빼오시더라고요"라고 하셨어요.
(의사 선생님은 명의로서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 제가 말을 안 들어서 그런 거예요.)
어쩌다 보니 2년이 되어 가는데도 ALP는 2700대입니다. 이것도 지난번에 3200대였는데 낮아진 거예요.
대신에 ALT가 오르긴 했지만요. 이 정도면 제가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든 살을 빼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자책을 하게 되더라고요.
삐삐의 다이어트는 진행 중입니다. 간은 원래부터 안 좋은 경우일 수 있다고 하세요.
그래도 살을 빼면 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독하게 마음을 먹는데 삐삐는 자꾸 제 머리 위에서 놀아 큰일입니다. 그래도 잘해볼게요!
모두 건강해요! 건강이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