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인형
을 버렸더니 책을 먹어 없애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사랑했다 오리 인형
미운 오리 인형
꼬마 개의 첫 장난감은
노란 오리 인형
입으로 조물조물
이리 쿵 저리 쿵
입때 묻은 미운 오리
2500원 딱 그 정도, 버려졌다
첫사랑을 잃은 개는
다른 장난감과는 진짜 사랑을 못하게 되었고
언니가 좋아하는 책을
먹어 없애기 시작했다
삐삐의 첫 장난감은 오리인형 모양의 치실이었어요.
입에 가득 물고 요리조리 돌리면서 잘 놀았는데, 시간이 지나 꼬질꼬질해져서 그건 버리고 새 장난감을 사줬어요. 그런데 어떤 장난감을 사줘도 그 오리만큼은 가지고 놀지 않더라고요.
마치 첫사랑을 못 이룬 사람이 다른 사랑도 하기 어려워하는 것처럼.
그리고 자기만의 장난감이자 별식을 만들었는데 그게 양장본 책이에요. 아시죠, 두꺼워서 더 비싸게 파는 그런 책. 꼭 그런 책만 골라서 먹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빼곡히 꽂으면 틈이 없으니 못 빼서 놀겠지 했는데 웬걸 어떻게 꺼내서 아작을 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모든 책들은 문이 닫힌 공간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웬만하면 아이들의 첫 장난감은 버리지 마세요.
어떻게든 보존해 주세요.
오리는 삐삐의 애착장난감이었던가 보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