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혀 있던 털 뭉치
말해줘
털이 한 뭉치 뽑혀 있는데
누가 그런 거니?
아팠지?
흔적을 찾아보지만
나를 바라보며
그저 웃기만
핥기만
작고 둥그런 머리에는
아픈 기억이 얼마나 많을지
부드러운 가슴에는
그리움이 얼마나 묻어 있을지
쓰다듬고 쓰다듬어
가늠해 보려 하지만
너는 그런 적 없단 듯이
내 손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잠든다
아니 털 한 뭉치가 뽑혀 있는 거예요, 집에.
뭐지 누가 뽑았지. 어디서 뽑힌 거지. 상당히 아팠을 양이거든요.
근데 물어보고 싶은데, 대답을 해줄 리 가 없잖아요.
"누가 그랬어? 아팠어? 말을 하지"
그러면 아무 일 없었다 듯이 놀자고 핥아요.
제가 모르는 아픔과 그리움 그런 게 이 작은 아이한테 얼마나 쌓여 있을지
가늠도 안되고 그걸 또 내색조차 안 하고 반기는 게 너무 안쓰럽고
미안하고 울컥했던 날이에요.
어디 또 아픈 데 없나 쓰다듬으면 그 손길에 모든 걸 맡기고 잠이 드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잘해야겠다, 더 잘 돌봐야겠다 싶어요.
이 아이한테는 제가 우주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