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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아버지 뭐 하시니?

농사하십니다.

by 양M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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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아버지 뭐 하시니?


요즘 아이들이 새 학급에 편성 되도, 학원에 등록 해도, 친구네 집에 놀러 가도 수시로 맞딱드리는 질문이다. ‘금수저’, ‘흙수저’ 하던 ‘수저계급론’은 한때의 유행으로 지난 게 아니다. 마스크 시대를 사는 우리 자녀들이 살을 맞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사실, 40~50대 이상의 기성 세대들에겐 감이 잘 오지 않는 질문이다. 아버지가 생존해 계시지 않을 나이도 되지만, 이제 인생을 살아온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마련인 지점에서 ‘아버지가 뭐 하시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수성가한 사람치고 아버지 덕을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흔히들 털끝 만큼도 기대할 바가 없었다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열악 했거나 아예 없었다는 데서 오는 절박함과 간절함들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음을 본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지금에 이르렀다. 70년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정보화를 완성했다. 고도경제성장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부단히 성숙시키고 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국민연금 등 전 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를 지향한다.


구미(歐美) 선진국의 전형적인 특징은 사회계층간의 구분이 명확하고, 계층 간 이동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고착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부모의 능력은 자녀의 삶에 기초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선다. 자녀의 전 생애를 견인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런 맥락에서 “너희 아버지 뭐 하시니?”라는 질문은 하나의 현상이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 성품을 보여 준다!!!”며 정색할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서 이 나라와 이 민족에게 도래한 그분의 이야기(History)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이런 류의 질문이 갖는 본질적 의미다.


나라마다 선진국 진입의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이라는 정량적 요소만 있는 게 아니다. 결국에는 이런 "너희 아버지 뭐 하시니?"같은 정성적 요인으로 증명 된다. 마치, 기상 예보에서 알려주는 기온 수치가 얼마가 되던 간에 사람들은 실제 체감온도로 날씨를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반도 유사 이래 가장 평화롭고 부강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하나님의 은총임을 늘 생각한다. 오늘 대한민국은 ‘오로지 자국민만 선진국임을 인정하지 않는 유난한 겸손의 미덕을 지닌 나라’다. 전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명실공히 선진국임을 당당하게 받아들일 때가 됐다.


40대 중반에 사회 초년생이 되는 입장이다. 70대 중반인 아버지는 여전히 농사를 지으신다. 자의식이 생겨나고 '아버지'라는 존재감을 의식한 이래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성실한?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삶을 보여주셨다.


필자 또한 아비로서, 주님이 맡겨주신 두 아이들에게 반면교사의 역할만큼은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자부한다. 희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애비에 그 자식인 나'에게 아버지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큰 산이다.


하늘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은 육신의 아비를 거스르는 법이 결코 없다. 아버지께서 “너도 니 새끼를 낳아봐야 내 맴을 아는 겨..”라고 하셨던 진리의 그 말씀을 기억한다.


“너희 하늘 아버지는 뭐 하시니??” 세상이 묻는다면

필자는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자신있게 대답할 것이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생명 주시고, 늘 보기에 좋으시도록 언제나 우리를 지키시고 돌보아 주신다."고 말이다.


이 어마무시한 사실을 깨닫고 나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숟가락 색깔’ 따위는 너무나 사소하다.



오늘 숨 쉬고 있음을 풍족히 경험하는 삶, 존재를 멈추고 소명을 쫓아 살아가는 경이로운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ym #칼럼 #아빠저흙수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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