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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학 예술가입니다

저두요

by 양M Mar 11. 2025

《저는 독학 예술가입니다》 오혜재, 부크크, 2021


석달 전, 9월말에 발행된 따끈한 책이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시는 K관장님께서 딸아이에게 추천하신 책으로 안다. 부산 남구 오륙도중학교 졸업반인 딸은 한창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학교축제 '배롱제' 준비로 말이다. '댄스 안무 익히는 일로 등교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딸아이 흰양말에 배인 때는 삶아도 안지워진다는 아내의 푸념은 정확하다. 못잡아도 엄마 하루 활동량의 3배 이상 움직일텐데 당연한 일 아닌가. 흥미로운 사실은 딸, 아들 모두 흰양말만 신는다. 패션의 완성은 양말이라서인가..? 그네들 시각에서 아재들의 검은 양말이 이해 불가이듯이 필자가 보기에도 중고딩의 백양말 사랑은 다소 어색하다.


딸아이는 학기말 시험을 끝으로 중학 3년의 모든 평가를 마쳤다. 남은 시간 절친들과 추억 쌓기에 매진하고 있다. 친구네 집에서 파자마 파티, 경주월드 나들이, 축제 준비.. 오늘은 학교 마치고 1학년들과 배구 경기를 한다고 했다. 지난번 경기에서 석패한 후배들 재도전을 수용했단 거다. 매일이 이벤트와 기대감으로 가득찬 학창 시절을 지낸다.


일전에 오륙도중 교장쌤이 전교생 필독서로 지정하고 배포한 《열두 발자국》정재승, 어크로스, 2018 이란 책. 딸아이는 한장도 읽지 않았다. 그 책과 같은 운명에 처할 책을 이번에도 필자가 집어 들었다. 발간만을 목적으로 인쇄되는 책처럼 여겨지는게 공짜로 손에 들린 책들이다. "독서 하려면 돈주고 사서 읽으라"는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오 작가를 읽으며 딸아이 현실을 대입했다.


학창시절 학원 안다녔다.(딸도 반에서 학원 안가는 1인) 저자는 하고 싶은거 다해보고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도 원없이 꾸었다. 그림에 소질있었지만 형편상 미대 진학을 접고 영문과를 택했다. 정규 학업 중에 조기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최연소 입사자다.


알다시피 '국제기구 정규직'은 국내외 대기업 직장보다도 가성비 갑이다. 안정된 직장에서 글로벌 스탠다드 복지를   체험하며 그녀는 몸안에 잠재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다시 되살릴 수 있었다. 세계를 보는 안목이 있었다. 철옹성과 같은 국내 미술계와 전시계를 가볍게 패스할 정도였다. '누구에게 배웠어요' 보다 '내가 뭘 그렸는가'를 내세웠다.


"바로 이거야!!!" 무릎을 탁! 쳤다.


인문계고 진학을 앞둔 딸아이가 화실에서 유화 3작품을 내리 완성했다.


국영수 학원에서 고1 과정 선행해야 할 시기에 말이다. 어제부터 4번째 작품 들어 갔다. 그림을 팔아 생계를 이어 온 전업 작가와 함께 작업 중이다. 한달여 만에 입시 미술학원서 1년 하는 과정을 끝냈다. 속성이 아니다. 본질은 참 쉽다.


필자가 운영하는 와이랩(YM EDU LAB)의 핵심 철학이 바로 독학(Self-Taught)이다. 노벨상이 누구에게 배워서 타는 상이었던가. 주변에는 잘 가르쳐서 성적 올려준다는 학원이 지천이다. 개미 지옥과 같은 대한민국의 교육정책 안에서 살아 남는게 참 실력이다. 와이랩 제1호 연구생이 바로 딸아이다. 예체능 만큼 즐겁게 공부하는 소녀다.@


#서평 #ym #공부를왜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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