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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봄

느린 독립 15

by 삼각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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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식물 키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물을 많이 주거나 적게 줘야 하기도 하고, 햇빛도 많이 주거나 적게 줘야 되는 식물도 있다. 화분에 넣는 흙도 종류가 있고 분갈이는 물론 영양제까지 생각보다 식물의 세계는 넓고도 험하다.


항상 궁금해서 몇 번 사본 화분들을 다 죽이고 나서 식물 키우기를 겁내했는데 엄마가 엄마 집의 스킨답서스를 몇 가닥 분양해 줬다.


'그래 설마 이 키우기 쉽다고 유명한 스킨답서스를 죽이겠어?'


야심 차게 스킨답서스를 키우시 작했다.

하지만 수경재배를 해서 뿌리가 그대로 보인 게 화근이었을까? 엄마가 분양해 준 이후로 전혀 자라지 않고 뿌리만 무성해지는 모습이 지저분해 보여 아무 생각 없이 가위로 숱만 좀 쳐준 건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거기다 우연히 알고리즘을 타고 우연히 본 유튜브도 나에게 충격을 줬다.


<식물은 사람을 기억한다.>

https://youtu.be/cGoT9NGtHE0?si=ZW-zfx53MJSQWVHk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나도 한때는 '식집사'를 꿈꿨지만 난이도 하, 스킨답서스를 죽일 뻔하고 봄 한 계절을 속죄의 시간으로 보내고 난 뒤로 집에 식물은 스킨답서스를 마지막으로 이후 식물은 모두 조화로 들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생명은 어렵다. 잘 죽지 않는다고 쉽게 살아내는 생명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 나도 이렇게 처절한데, 식물은 오죽할까.

사죄의 봄을 보내고 작은 새 잎이 올라오는 과정을 눈으로 하루하루 겪으며 또 다 알았던 것 같은 세상을 다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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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자라고 있는 스킨답서스.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줄기가 돋고 잎이 트는 과정이 참 신비롭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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