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거 진짜 뭐 같다.
혹시나는회피형인간인걸까?
지금까지한번도회피적성 향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문득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었다.회사를어렵게들어가놓고는몇번이나몇개월만에나 가 버리고, 가게도 몇 년을 운영하다 정신적으로 지치자 견디지 못하고 서둘러 그만뒀다. 연애도 마찬가지였다. 상대가 더 이상 나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으면 혼자 미리 마음을 정리했다.
회피형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나약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힘든 순간이 오면 그 순간을 마주하지 못하고, 미루고, 외면하 다가더큰힘든순간이오기전에미리도망갈준비를하고관 계를 정리해 버렸다.
그렇게 사니 그 순간의 고비는 넘기고 안전한 선택을 한 것 같지만 내 행적을 뒤돌아 보면 결국 내가 도망쳤던 그 모든 행동에는 이도 저도 아니었던 판만 벌려놓기만 했던 과거의 잔해만 가득 남아 있다.
회사생활이 정말 개 같았던 그때, 조금만 더 버텨서 경력을 1년이라도 쌓고 나왔으면 어땠을까?
가게 유지가 힘들다고 급하게 넘겨서 복채만 잔뜩 뜯겼는데 봄까지만 더 기다려봤을걸 그랬나?
헤어진 그 남자에게 쌓였던 불평과 불만을 미리 다 터놓고 서로 깊게 대화를 해봤다면, 이런 식으로 헤어졌을까?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방을 아예 안 치우고 처박혀있던 날들도 떠올려 본다. 당장 귀찮다고 누워서 먹고 난 쓰레기를 바닥에 그냥 버려둔다. 그 쓰레기는 그 누구도 치워주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다른 쓰레기가 위에 생길 때마다 계속 밑으로 밑으로 깔려 있을 뿐. 쓰레기도, 입었던 옷도, 물건들은 그냥 다 보이는데 쌓아 두듯 올려둬서 정말 방은 난장판이었다. 그 당시 방꼴처럼 내 상태도 그랬다.
'아 젠장 몰라. 다 귀찮아. 어떠게든 될 대로 되겠지.'
이렇게 그냥 나를 놔버렸다. 하지만 살려고 마음은 먹은 이상 그렇게 놓아버린 내 삶은 누가 바로잡아 주지 않는다. 치우고 쓸고 닦는 것 다 '내 몫'이다. 어린이가 아닌 이상, 더욱이 성인이 되어도 한참 된 지금. 내 인생은 결국 이어지고 그 책임과 뒷수습은 모두 나에게 있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내 삶은 내가 정하고, 정한 삶은 끝까지 견뎌보고, 결과에는 항상 책임져야 한다.
요즘 사는 게 정말 힘들다. 전에 내가 고비라고 생각했던 건 중간보스 급인걸 지금 알았다. 현실적인 현재 이야기를 하자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하는 일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전부터 수익은 그저 그랬지만 요즘은 뭐...(말을 최대한 아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 진짜.. 이렇게 살아야 돼?' '확 진짜..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다!' 마음속에 화가 났다, 가라앉았다, 우울했다가 또 진정을 해봤다가 지랄쌈바를 한다.
그래도 눈물을 참고 자리를 지킨다. 살기로 했으니 지금 이 삶을 감당한다.
이 와중에 이렇게 한 달을 견디고, 또 이번 달 생활비와 카드값, 각종 세금을 낸, 나는 정말 멋있다.
이제야 조금 사람이.. 아니 어른이 된 것 같다.
종종 살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그런 어느 날이 있어요.
그런 날들의 소소한 단편을 올립니다.
브런치에서 연제한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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