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꽤 오래 고민중이다.
매일 괜찮은 하루라며 나를 달래지만, 과연 나는 행복한가.
이 정도면 괜찮은 인생이라고, 이 정도면 행복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켜 보지만 정작 난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나를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예전에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의 우울증의 원인은 이상과 현실의 Gap에서 시작되었다고.
(우울증의 원인)
내 행복의 기준은 12살 이전에 맞추어져 있었고,
나는 그때처럼 살지 못하고 있으니 무얼 해도 내가 부족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나는 어릴 때 어린이 체육단을 다녔고, 해외여행을 1년에도 여러번 다녔으며, 모든 걸 과외 선생님이 집에 오셔서 배웠다. 영어, 종이접기, 한자, 웅변, 성악, 플룻, 피아노, 첼로, 스케이트, 수영, 스키 등등. 이 모든 걸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배웠었고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돈이 들었을 것 같다.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고 서울에서 자랐다.
12살까지의 내 삶은 부족한 게 없었다. 부족한 게 있었다면 화목한 가정일까. 돈은 있지만, 행복한 가정은 아니었다. 부모님이 싸우던 모습만 떠오르는 걸 보면.
어쨌든 나의 기준이 12살 이전에 맞춰져 있다 보니, 그 기준에 다시 올라갈 수 없는 나는 행복하지 않은 거다.
남편은 본인의 말로는 "난 흙 퍼먹고 컸지." 라고 했다. 그 정도로 조금 부족한 듯 자란 남편은 지금 나보다 행복하다.
그런 남편을 보며 난 생각한다. 기준이 다르다고. 남편은 어릴 때와 비교해서 지금 풍족하게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괜히 어줍잖게 저런 세상을 경험하는 것보다 모르는 게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잠깐 겪었던 풍족함을 나는 이루지 못해서라고 난 단정지었다.
"엄마, 아빠가 내게 해줬던 만큼 나는 아이한테 해줄 수 없는 게 속상해."
하지만 내 아이는 겪어보지 못했으니 영어유치원을 안 가도, 사립 초등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분명 행복하게 클 수 있다.
모든 건 내 욕심이다. 비교와 욕심을 버리는 방법이 없을까.
아직 마음의 수련이 더 필요해보인다.
진심으로 내가 행복을 찾을 때까지, 정말 행복해서 웃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