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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김과장 Apr 29. 2024

29일차. 행복의 조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꽤 오래 고민중이다. 

매일 괜찮은 하루라며 나를 달래지만, 과연 나는 행복한가. 

이 정도면 괜찮은 인생이라고, 이 정도면 행복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켜 보지만 정작 난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나를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예전에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의 우울증의 원인은 이상과 현실의 Gap에서 시작되었다고.

(우울증의 원인)

내 행복의 기준은 12살 이전에 맞추어져 있었고, 

나는 그때처럼 살지 못하고 있으니 무얼 해도 내가 부족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나는 어릴 때 어린이 체육단을 다녔고, 해외여행을 1년에도 여러번 다녔으며, 모든 걸 과외 선생님이 집에 오셔서 배웠다. 영어, 종이접기, 한자, 웅변, 성악, 플룻, 피아노, 첼로, 스케이트, 수영, 스키 등등. 모든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배웠었고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돈이 들었을 같다.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고 서울에서 자랐다. 


12살까지의 내 삶은 부족한 게 없었다. 부족한 게 있었다면 화목한 가정일까. 돈은 있지만, 행복한 가정은 아니었다. 부모님이 싸우던 모습만 떠오르는 걸 보면.


어쨌든 나의 기준이 12살 이전에 맞춰져 있다 보니, 그 기준에 다시 올라갈 수 없는 나는 행복하지 않은 거다. 

남편은 본인의 말로는 "난 흙 퍼먹고 컸지." 라고 했다. 그 정도로 조금 부족한 듯 자란 남편은 지금 나보다 행복하다. 

그런 남편을 보며 난 생각한다. 기준이 다르다고. 남편은 어릴 때와 비교해서 지금 풍족하게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괜히 어줍잖게 저런 세상을 경험하는 것보다 모르는 게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잠깐 겪었던 풍족함을 나는 이루지 못해서라고 난 단정지었다.


"엄마, 아빠가 내게 해줬던 만큼 나는 아이한테 해줄 수 없는 게 속상해."


하지만 내 아이는 겪어보지 못했으니 영어유치원을 안 가도, 사립 초등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분명 행복하게 클 수 있다. 

모든 건 내 욕심이다. 비교와 욕심을 버리는 방법이 없을까. 

아직 마음의 수련이 더 필요해보인다.


진심으로 내가 행복을 찾을 때까지, 정말 행복해서 웃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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