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인 형님에게 2차 까기 갈 것 있냐고 저녁만 하고 마무리 짓자고 제안했지만 한 번 고객을 대접하려면 아쉽지 않게 풍성하게 대접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라며 계속해서 2차를 제안했다.
(당시 지인인 형님과 일을 하면서 고객을 접대할 때마다 저녁 식사를 마치면 유흥업소로 2~3차를 가는 것이 루틴이었다.)
당시 지인은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도 있었지고 지인의 아내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유흥 업소에 가서 접대 여성들과 은밀한 곳까지 가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인의 비즈니스 마인드에는 남자들은 비즈니스를 위해서 유흥 업소에 가는 것을 아내들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당연하게 생각했다.
굳이 뭐라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도 지인의 아내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지인의 아내가 자신의 남편이 접대 여성들과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알면 정말 이해를 해줄까? 아니면 상처를 받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주는 것일까? 하는 궁금중이 들기도 했다.
룸에는 30여 명의 중국인 여성들이 들어왔고 고객과 나와 지인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여성을 한 명씩 선택했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이성적으로 꺼려 하지만 역시 남자의 본능은 거부할 수 없었다. 내 취향에 맞는 예쁜 여성을 선택하고 2시간 내내 대화를 나눴다.
지인인 형님은 좋은 기회이니까 접대 여성과 손도 잡고 스킨십도 하라고 권했지만 꺼림칙했다.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접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을 본능적으로 꺼려한다. 그래서 접대 여성이 옆에 붙어 있으면 10~20 cm의 거리를 두며 존댓말을 사용하며 서로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만 하는 편이다. 아무리 돈을 주고 사람을 불렀지만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신체를 내가 마음대로 만지고 하는 것은 인간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지인은 고객들에게 3 차까지 갈 것을 권했고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3 차까지 가야만 했다. 3차까지 가기 싫었지만 나 혼자만 거부를 한다면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았고 또한 지인의 눈치를 받는 게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인 접대 여성과 3차를 위해서 밖으로 나와 내가 숙박하는 호텔로 향하는 척했다. 그리고 곧바로 24시간 맥도널드 햄버거 집을 찾아가서 감자튀김과 콜라를 시켜 중국인 접대 여성과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웠다.
당시 한 창 중국어를 배우고 있었던 시기였는데 원어민과 회화 수업료로 1시간 동안 3~4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었다. 그런데 본토 중국인과 그것도 예쁜 여성과 공짜로 중국어 회화 연습을 하는 것은 황홀하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우리 둘은 서로 테이블을 두고 얼굴을 맞대며 일상의 이야기를 했고 헤어졌다. 중국인 여성은 나에게 오늘 밤 이렇게 자기를 대접해줘서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돌아갔다.
아내에게 의심을 받는 것도 싫었고 아내에게 괘난 불신감을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아내에게 솔직해지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업무 관계로 고객 접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유흥 업소에 출입을 하게 되면 아내에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사전 사후 보고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꺼내기 어렵지만 솔직하게 털어놓고 나면 나도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색해지지 않고 익숙해진다. 마치 미용실이나 커피숍을 갔다 온다고 말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이야기지만 자주 하면 재미있는 가십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흥업소를 가고 그곳에서 여성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거나 아내에게 별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끔 나는 이런 농담도 한다.
"솔직히 나도 접대 여성과 있는 게 싫지만 가끔씩 유혹을 받아서 선을 넘어가고 싶을 때가 있어. 그런데 당신이나 아이들을 생각해서 참고 있어. 그런데 만약 내가 절제를 못해서 선을 넘으면 한 번은 이해해줘."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받아 치곤 한다.
"나한테만 들키지 않게 해. 그러면 이해해 줄게. 그런데 들키면 위자료 청구하고 이혼할 거야."
나만 입을 열지 않는다면 들키지 않을 수 있지만 선을 넘고도 아내가 상처 입지 않도록 말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지 아내의 본심이 궁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