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런치 타임,

스시 이토

by 우사기

#214

오늘의 런치로는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

예전에 찜 해둔 스시집 생각에

주저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시대가 열린 후로

스시집에 온 건 처음인 것 같다.

어제는 몸이 나른해 몸보신을 해야겠다 싶더니

오늘은 몸보신보다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싶었는데

그러기 딱 좋은 곳이었다.

스시는 카운터 자리에 앉아

원하는 걸 하나씩 주문해서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런치 타임은 세트 메뉴도 꽤 괜찮다.

세트 메뉴에는 화이트 와인과

디저트 커피까지 포함되어 있었는데,

화이트 와인을 정중히 거절했더니

따뜻한 차와 차가운 차를 함께 내어 주었다.

오늘 나의 마음에 가장 깊이 들어온 것은

간장 그릇.

단아한 느낌의 하얀 그릇은

간장을 따르면 그릇 안쪽에

꽃잎처럼 새겨진 선들을 따라

간장이 꽃잎처럼 펼쳐진다.

가끔 간장 그릇에 간장을 담을 때

간장이 예쁘게 보이는 그릇은 없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어쩜 이렇게 맘에 쏙 드는 그릇을 발견하다니.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그릇을 만나서 그런지

스시를 먹는 시간이 두 배로 더 즐거웠다.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작은 선물과 함께 가격을 올린다는

안내글을 받았다.

물가 상승에 따라 본의 아니게

가격 인상을 하게 되었다며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글이었다.

가격 인상은 다음 달부터,

앞으로 한 달 정도의 기간이 남은 셈이다.

할인티켓과 자그마한 김까지 선물로.

가격을 올리게 되어 죄송스럽다는 마음을

이렇게 정성스레 표현하다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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