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길 것 같은,

도쿄 일상

by 우사기

아주 잠깐 잠이 든 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9시가 넘었다.

저녁 산책을 나갈까 말까 고민하며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책을 보고 있었던 게

분명 7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가장 피해야 할 애매모호한 시간에

잠이 들고 만 것이다.

꿀잠처럼 개운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아침까지 잘 수는 없어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옅은 커피를 한 잔 내려왔다.

그렇게 책상 앞에 앉으니

어느새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나는 다시 책장을 뒤적이며

1983년의 바젤과 1904년의 파리로 향하고.

아무래도

오늘은 밤이 아주 길 것 같다.

이전 19화행복에 집착하지 않기로 어느날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