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브랜드 CFO 18편:
전사프로젝트는 ‘전사’한다

by Lucky Nine
“누군가 하겠지”는 결국 아무도 하지 않는다.
협업은 명사처럼 들리지만, 동사여야 한다.


ERP는 깔렸다.

이제 사람을 깔 차례였다.

ERP와 SCM이 구축되면서
우리는 마침내 ‘연결된 흐름’을 갖게 되었다.
모든 정보가 데이터로 변환되고,
실시간으로 손익이 보이고,
각 부서의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모두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


‘전사 프로젝트’의 진짜 모습

전사 프로젝트라는 말은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건 우리 일 아닌데요?”의 향연이 된다.

마케팅팀: “기준을 운영팀에서 주셔야 하죠.”

물류팀: “시스템 세팅이 아직 덜 됐어요.”

영업팀: “ERP랑 매출 현장이 잘 안 맞아요.”

개발팀: “재무팀 요청이 좀 더 구체적이면 좋겠네요.”


그렇게 책임은 흩어지고
결과는 애매해진다.
시스템은 ‘존재’하는데
정작 누구도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다.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여야 한다

전사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렬되지 않은 조직’ 때문이다.
‘서로 협조하자’는 말은 있어도
‘어떻게 협조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는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누구도 전면에 나서지 않게 된다.

“누군가 하겠지.”

“일단 기다려 보자.”

“우리가 굳이 이걸 주도할 필요 있나?”

결국, 아무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히어로는 등장한다

어떤 프로젝트든
정말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은 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드러난다.

팀 간 이해가 엇갈리는 회의에서 중심을 잡고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에 정리된 요약본을 공유하고

테스트 시나리오를 혼자 끝까지 돌리고

미완성 문서를 자발적으로 완성시킨다

그는 정해진 책임 너머에서 움직인다.
그냥, 회사가 잘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CFO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쯤 되면 단순한 호소로는 안 된다.
협업이 ‘작동’되게 하려면 시스템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정리했다.

KPI를 단독 지표가 아닌 ‘공동 지표’로 설계

ERP와 SCM 흐름을 기준으로 부서 책임 분기

프로젝트 내 병목 이슈를 발견해 공개 회의

전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정립

실패와 개선을 기록하는 공식 회고 절차 도입


마무리하며

전사 프로젝트는 조직의 체력을 확인하는 시험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의 진심이 드러난다.

히어로는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그 존재감은 누구보다 크다.
그리고 결국,
그는 시스템보다 회사를 더 멀리 움직인다.


다음 편 예고

이렇게 전사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즈음,
우리에게 남은 건 수많은 로그와 수치였다.

하지만 이상했다.
왜 숫자는 움직이는데,
브랜드의 방향은 여전히 뿌옇게 보일까?

결국 해낸 사람은 있었고,
그는 단순한 실행자가 아니었다.


색조 브랜드 CFO 19편: 결국 히어로가 해낸다
에서 계속됩니다.

keyword
이전 17화색조 브랜드 CFO 17편: ERP:보이지 않는 근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