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몰라도 걷는 연습
지금 이 순간,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일단 걸어보자.
가끔은, 움직이지 못할 때 우리가 얼마나 불안해지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로 일상이 멈췄던 시간들. 우리는 이동을 제한당했고,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잃은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움직임이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확장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은 『움직임의 힘(The Joy of Movement)』에서 말합니다.
“움직임은 인간이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본능적인 방식이다.”
움직이지 못한다는 건, 단지 자유를 잃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흐릿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움직임은 그래서, 생존을 넘어 존재를 살아내는 일입니다.
성과를 내야 하고, 해야 할 일은 끝도 없이 이어지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목표는 쉽게 정할 수 있지만, 그 목표가 정말 나의 목적과 연결되어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움직이고는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걸음. 성과를 쌓고는 있지만, 왜 그렇게까지 달려야 하는지 모르는 마음. 그 사이에서 우리는 조용히 지쳐갑니다.
하지만 멈춰 서있기만 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움직임은 완벽한 계획이나 확실한 목적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움직임은 실험입니다.
확신이 없어도, 방향이 분명하지 않아도, 작게라도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 그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움직임을 통해 지금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조용히 알아갑니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는 『움직임의 뇌과학(The Real Reason for Brains)』이라 주제로 TED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뇌는 생각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움직이기 위해 진화했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며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을 확장해 가는 존재입니다. 움직일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어슬렁은 그런 움직임을 허락합니다.
목표를 세우지 않고, 빠른 결과를 요구하지 않고,
그저 지금 이 순간 나의 리듬에 따라 걸어가는 것.
확실한 방향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길을 잃어도 괜찮습니다.
움직이며, 우리는 잊고 지냈던 감각을 깨우고,
내 안의 작은 리듬을 다시 듣게 됩니다.
모든 행동에는 나름의 긍정적 의도가 있습니다. ‘의도’란 사전적 의미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입니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면 우리는 행동합니다.
직장인으로서도, 동료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우리는 늘 최선의 의도 아래 움직입니다. 때로는 그 의도를 자각하지 못해 후회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걸음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슬렁은 말합니다.
“확실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걸음 속에 이미 너는 존재하고 있다.”
빠르게 가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지금의 나를 느끼며 걸어가는 것.
어슬렁은 결과를 재지 않고, 속도를 강요하지 않고,
그저 움직이는 나를 다정히 지켜봅니다.
그 걸음 속에서, 당신은 살아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어쩌면 움직임이란, 나를 다시 살아 있게 하는 가장 다정한 방법 아닐까요?
방향을 모를 때, 여러분은 어디서 화살표를 찾으시나요?
다음 걸음은, 어떤 마음으로 내딛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