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마음에 머문다는 것
다프네와 줄리에를 처음 만난 건 프로미스타(Fromista)의 어느 식당이었습니다.
앉을자리가 없어 망설이던 나에게 그녀들은 "우리 테이블로 오세요" 하고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나는 영어도 자신 없고, 말이 통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프네와 줄리에는 상관없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후, 레온(León)의 알베르게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예상치 못한 재회였습니다. 먼저 길을 가는 나와의 작별을 앞두고 다프네와 줄리에는 나를 위한 저녁을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함께 시장을 보고, 두 사람이 만든 따뜻한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다프네가 선물로 건넨 스페인산 아리아스 버터. 생각지도 못한 선물 덕에, 버터에 입덕을 하게 됐습니다.
식사 중, 다프네가 말했습니다.
“까미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어.”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줄리에가 거실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다프네도 나왔고, 우리는 함께 아침을 먹고, 차를 마시고,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냥 길을 걷고 있었을 뿐인데,
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이토록 다정하게 무언가를 준비해 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것.
그저 길 위에서 만났을 뿐인데,
이렇게 서로 마음을 건넬 수 있다면,
존재란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
마음이 다녀간 자리에서 내가 느낀 그 온기,
어쩌면 그것이 존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자주 다프네와 줄리에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그녀들이 나에게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