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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육아가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네,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by 스텔라 황

2024년5월 14일 저장글:


"아이의 초중고 시절: 저는 좋았어요. 초등학교라 그런가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께서 쓰신 에세이에서 아이의 초중고 생활을 또 함께하는 것이 끔찍하다는 부분을 읽었다.

놀랐다.

나는 좋았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


너무 일찍 이 글을 쓴 게 틀림없다. 게다가 확실하다. 그 때는 초등학생이라 그랬던 것이다.

벨라가 6학년이 되고 (캘리포니아는 유치원-5학년, 6-12학년 이렇게 학교가 나누어지는 곳이 많다.) 지옥문이 열렸다.

벨라는 늘 착하고(?) 예의바르고 똑똑해서 주변 친구들로부터 또 벨라 친구들 부모님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선망의 아이였다. 그런데 사춘기가 시작되고 확 바뀌기 시작했다.


갓난 아기 때와 어릴 적엔 예민한 아이라 꽤나 힘들었었다. 그래서 늘 내게 말했다.


‘나의 고충의 양은 정해져있어. 이 terrible toddler 는 awesome teenager가 될거야.’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Terrible toddler는 예민한 기질이라 그런 것이고 그런 아이는 커서 더 예민하고 힘든 사춘기 소녀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는 아마 평생 부모의 속을 썩이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절망적이었다. 힘든 시기를 겨우 넘어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 아이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더 큰 슬픔, 좌절, 고통, 그리고 힘듦을 가져주는 것이 사춘기 아이였다.


그래서 많은 상담과 책, 연구자료등으로 소소한 팁과 크나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 안에서 늘 그렇듯이 어려움은 발전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한 사람으로서 또 엄마로서 성장하는 순간도 맛볼 수 있었다. 후회스러운 여러 과정들을 거쳐 그나마 조금은 나은 관계 그리고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물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시시각각 아이의 기분과 행동이 바뀌고 그에따라 저의 하루도 아주 자주 바뀝니다.)


다른 엄마, 아빠들도 이런 과정을 겪으실 것 같아 이렇게 나누고자 한다. 예전에 한 출판사 팀장님께서 다음 책으로는 육아 책을 써보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아니예요. 저는 그렇게 좋은 엄마가 아니라서 쓸 수 없어요.”


하고 답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엄마가 아니라서 좋은 엄마가 되고자 노력하면서 배운 것들을 나누어보고 싶어요.”


비록 책은 아니지만 연재하면서 많은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덧. 우리는 혼자가 아니니까요.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 말이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아기를 봐주고 작은 아이들을 돌봐준다고 생각했어요.

이제서야 알겠어요. 왜 마을이 필요한지…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말 한마디,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 한마디… 그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제일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건 갓난아기나 어린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심적으로 만배는 더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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