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이에게 또 내 아이에게
어렸을 적 듣고 싶었던 말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사 남매와 많은 가족들을 보살폈던 나의 부모님께서는 무척이나 바쁘셨다. 게다가 맏딸이니 알아서 잘하고 또 동생들 그리고 사촌동생들도 잘 보살필 것이라는 큰 기대도 있었다. 딱히 나를 돌봐야 할 아이로 보기보다 다른 아이들을 돌봐야 할 큰 딸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관심이 무척이나 고팠다. 그리고 ‘공감’이 무척이나 필요했다. 주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는 부모님의 화법 덕분에 공감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아주 대놓고 그저 공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매일매일 내가 어렸을 때 듣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고 그 말 그대로 내 아이에게 전해보자. 아이도 같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보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 아마 책이나 말로 배운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는 것이 직접 본 것이 아닐까.
우리 부모님께서 우리를 키웠을 때 잘하신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을 것이다. 가끔씩 돌이켜보면 나도 나의 부모님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을 때도 많다. 그래서 내가 나의 부모님께 듣고 싶었던 말을 내 아이들에게 해준다. 우리 모두 비슷한 실수나 비슷한 육아 패턴을 반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과거의 나처럼 어떤 특정한 말을 듣고 싶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니 그 말을 내 아이들에게도 해주자. 그럼 나의 육아가 조금은 더 쉬워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내 아이도 과거의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누군가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면 무엇이든 더 잘하기 마련이다.
그 말 한마디가 내 안의 아이로 남아있는 나의 한 부분에게도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가끔은 내 안의 아이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다. 또 그 아이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그 아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내 아이에게 해줌으로써 우리도 함께 치유될 수도 있다. 부모가 됨으로써 나의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또 어느 정도 이해함으로써 우리 마음속의 상처를 다시 바라보고 또 어루만져줄 수 있으니까.
매일매일 한 번씩은 생각해 보자. 내가 꼭 듣고 싶었던 그 말을. 그리고 그대로 내 아이에게 전해주자. 나도 나의 아이도 함께 나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