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상황 종료, 마음을 편하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세요! 진짜 엄마/아빠 너무 짜증 나요!”
가족, 친구, 친지들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아이가 이런 말을 내뱉는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당황스럽고 또 창피한가. 게다가 화도 불쑥 올라오기 마련이다. 내 얼굴은 이미 빨개져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나와 아이에게 맞춰져 있다. 조용하게 올라오는 불편한 분위기만큼 그 싸한 느낌만큼 힘든 게 또 있을까. 다들 모르는 척하느라 아주 어색하게 바쁘거나 당사자를 위로하려고 괜히 한마디 거들다 분위기를 더 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기억과 함께 조용히 영원히 사라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 같이 모인 장소나 밖에서 아이가 나에게 또는 다른 사람에게 버릇없이 구는 것만큼 또 당황스러운 일이 있을까.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우선 잠깐 큰 숨을 들이켜자.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의 근육도 또 마음의 근육도 이완되는 것을 느껴보자. 그리고 지금 상황을 잠시 바라보자. 아주 간단하게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이 좋다.
“그거 아주 무례한 말이야.”
“그렇게 말하지 말고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자리에서 바로 훈육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이와 싸우지도 기싸움을 하지도 말고 잠시 숨을 고르고 기다리자.
“나중에 엄마/아빠랑 이야기하자. 우선 가도 좋아.”
바로 훈육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자. 그리고 둘만 있을 때 그 일에 대해서 이유와 감정을 함께 돌아보기로 마음먹자. 단호하게 하지만 따뜻하게. (6화 무례한 아이에게 대처하는 법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부모가 더 괴로울 수도 있다. 똑같은 상황이 집에서 일어났다면 그렇게 괴롭거나 화가 나지 않을 텐데 밖에서 그러면 상황이 배로 나빠진다. 그럴 땐,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부모들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 어차피 알 수 없는 속마음이라면 내 마음이라도 편하게 한번 생각해 보자.
‘다들 아이들 키워본 부모니까 이런 경험이 있겠지.’
‘나를 잘 아는 가족들, 친구들이 이런 일 하나로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지.’
‘지난번에 00도 그런 적이 있었잖아. 그랬다고 내가 00 엄마/아빠를 나쁘게 보지 않았잖아. 그저 속상하겠다 하고 속으로 같이 속상해하고 응원해 주었지.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야.’
‘한두 번쯤 저렇게 삐죽 대지 않는 아이가 세상에 어디 있어. 아이들은 다 똑같지. 다들 이해해 줄 거야.’
육아의 한 장면이 나의 육아 여정 그리고 내가 어떤 부모인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육아는 길고 긴 여정이고 이런 한 장면 때문에 나를 괴롭힐 필요는 없다. 화도 나고 억울하고 속상할 수도 있지만 그저 내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나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