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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필요한 아이들

그저 들어주고 알아주기만 했을 뿐인데 효과가 엄청나요.

by 스텔라 황

“아, 이거 교정기 빼는 거 너무 힘들어요! 맨날 잘 빠지지도 않고 친구들이 간식 줄 때마다 빼서 먹어야 하고! 또 이거 잘 되지도 않고! 어휴, 진짜 짜증 나요! 엄마는 이해 못 해요!”


벨라가 교정을 시작했다. 요새는 기술(?)이 좋아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저 투명한 교정기를 위아래로 끼고 먹을 때만 빼야 한다고 들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아이에게는 좀 힘든 일이었나 보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자주 투정을 부리기에 그저 매번 치과에 다시 예약을 잡아 교정기를 좀 고치기만 했다. 그러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서너 번 치과에 가다 보니 두 달이 훌쩍 지나갔다.


‘이게 교정기의 문제만이 아닐 수도 있구나.’


문득 내가 공감을 해주지 않아 일어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벨라가 불평을 하면 그저 들어만 주었다.


“어휴, 진짜?? 아… 정말 힘들겠다.”


하고 일부러 침묵을 지키다 다시 벨라의 불평을 차근히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저 공감 어린 눈빛과 몸짓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또 가만히 안아주었다.


“맞아. 교정기 끼는 게 정말 힘들지? 먹을 때마다 뺴야하고. 어휴… 정말 힘들겠다. 너무 힘들면 교정기 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쩔 수 없지.”


공감 어린 말 뒤에 약간의 출구를 열어주었더니, 곧바로 태도가 바뀐다.


“맞아요. 진짜 힘들어요. 그래도 한 번 더 해볼게요.”


말투가 엄청나게 누그러지는 걸 보니 역시 공감의 힘은 대단하다.


가끔 아이들이 투정을 부리거나 어려움을 표시하면 부모는 대부분(아니면 저만 그런가요??) 해결책을 제시해 주려고 노력한다. 그게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서.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랄 때가 훨씬 더 많다. 우리가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힘듦을 토로하면서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그거 내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기. 아이들도 그렇다. 그저 들어주고 공감해 주자. 공감, 단 하나로 아이들의 마음은 어루만져지고 또 부모와의 관계는 더 좋아진다. 그럼 아이들도 행복하게 자라고 육아도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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