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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Jun 02. 2024

모든 삶은 흐른다. 세 번째

있는 그대로의 받아들임

BOOK ; Petite Philosophie de La Mer 모든 삶은 흐른다.     

    

Vague 곡예와 같은 삶을 지나다.    

 

인생은 멀리 떠나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3. 밀물과 썰물 – 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     


 대양에는 밀물과 썰물을 볼 수 없으나 바다는 낮과 밤에 각각 두 번의 밀물과 썰물이 있다. 두 번째 Chapter에서 보았던 바다와 대양의 내용처럼 밀물과 썰물은 어디로 향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향하여 가게 되는 것일까?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보면 밀물과 썰물은 천문학적인 근거에 의해 달이 끌어당기는 법칙과 지구의 중력에 의해 적절히 발생되는 현상학적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주와 지구, 해양이 하나로 어우러져 이루는 신비함은 대단하다. 자연현상이지만 밀물과 썰물은 품어내고 내어주는 관계가 오래도록 꾸준히 지속되는 것만 같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 말이다. 파도에 밀려오는 하얀 거품이 모래사장에 닿을 때 그 흔적을 쫓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현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행복한 일상이 된다. 꼭 바다가 주는 선물과 같다. 그러고 보면 바다는 얼마나 넓길래 우리로 하여금 기분이 좋을 때, 행복할 때, 슬플 때, 외로울 때, 무언가 답답하고 우울할 때를 막론하고 전부 받아들일 수 있는 걸까?


 태양이 연결된 바다는 바람의 힘으로 방향을 조절한다. 바람은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촉감으로 접촉되고 여러 물질에 부딪히어 그 존재가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자연은 그래서 참으로 신비롭다. 일상 앞에 놓인 자연의 그대로를 소중하게 바라보고 감사히 여겨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그 문장에서 의문이 생겼다. 죽음은 우리의 삶을 영원히 끝내는 것이라 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 하나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전체 인간의 삶을 아우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우리네 삶도 나와 타인으로 하여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밀물과 썰물처럼 끝이 없는 희로애락이 지속되어 존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밀물과 썰물처럼 주기적인 리듬을 가지고 있지 않아 각자가 다른 리듬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며 어쩌다 틀어져서 삐끗해진 리듬은 쉽게 돌려놓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바다 안에서 배울 수 있는 파도의 움직임은 비록 뒤로 가더라도 다시 도약할 회복할 힘에 대한 진실이다.

 

 삶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부정적 일들을 나의 감정 안의 쓰레기통으로 채워 넣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사고할 힘을 가지는 것. 내 안에 잡다한 것을 채우기보다, 억지로 부정하고, 막거나 무리하기보다 천천히 받아들이는 겸허함과 비워냄의 과정을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가올 일에 일일이 반응하며 감정의 소모로 에너지를 소진하기 전에 다가오는 것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신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 들어보는 것은 바다의 경험 안에서 반드시 배울 자세이다. 밀물과 썰물처럼 인생은 올라가면 내려오는 순간의 반복이나 다름없으므로 그 안에서 자연스레 부딪히며 타고 오르는 법을 배워가야 한다.


 인생에서 우리에게 남은 건 '나'라는 배를 띄운 채 인생의 파도 안에 유유히 움직이는 것이다. 때로는 아찔하게 내려가는 순간이 오더라고 회복하고, 높이 올라가더라도 자만하지 않으며 파도의 방향에 맞추어 끝까지 항해하는 일 말이다. 그래야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지치지 않고 너울거리는 물결의 리듬에 몸을 맡길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생긴다.          



모든 삶은 흐른다. 밀물과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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