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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Jul 14. 2024

마음의 지혜를 알아가며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역방향 추론의 용어를 접하다.

이것은 ‘어떻게 해야 좋은 사람이 될지’를 반대로 질문하여 답에 도달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나쁜 사람이 될까요?’

‘어떻게 하면 실패할까요?’


이처럼 반대의 질문을 통해 얻어낸 것들을 하지 않으면 성공이다. 예를 들면 ‘어떻게 다이어트에 실패할까요?’ ‘먹고 싶은 음식 가리지 않고 먹어요’ ‘야식을 먹어요’ ‘운동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어요’처럼 말이다. 이 같은 질문을 통해 이러한 행동들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역방향 추론을 통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이끌 수 있다.  

   

죽음의 끝에서부터 거꾸로 거슬러 내려가 보자. 거기엔 지금에 이르러 가장 젊은 시절의 내가 있다.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가까이 존재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것이다. 마치 나와는 평행한 별개의 것으로 느껴진다. 언제든 진지하게 생각하여 성찰해야 할 것의 주체는 바로 인간의 죽음이다. 생명은 무한하지 않아 우리는 언젠가는 떠난다.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숨겨야 할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죽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반대로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잘 살아냈다는 증거가 된다. 그래서 이왕이면 하지 않아서 후회하기보다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해 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의 죽음은 가장 가슴 쓰린 슬픔의 하나가 된다. 슬픔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지만, 문득문득 어떤 사물을 보거나, 어떤 생각에 따라, 음식을 보게 되면 가장 아쉽고 따뜻했던 기억이 발현될 때가 많다.

함께 했던 사랑이 기억으로 이어져 존재한다. 그런 날은 눈시울이 붉어져 가슴이 먹먹하고 미어진다. 그러나 생각으로, 마음으로 그리워할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 슬프지만은 않은 일이다.

     

현재를 살아가며 힘들어도 참고 인내하여 기어코 쓰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환경에 나를 세우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내가 좋아하여 해소될 수 있는 영역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이 된다. 그것으로 충분히 하루를 잘 살아낼 수 있다.      


길어진 수명만큼 우리는 소중하다. 그런 소중한 우리는 죽음 앞에 두려워말고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언젠가 내게도 올 수 있는 죽음을 멀리하기보다, 피하기보다 꿋꿋하게 맞이할 마음의 지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를 읽어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시인의 마음에서도 죽음은 잘 살아낸 증거가 되고 그래서 두려운 것이 아니다.      

적절하게 나를 잘 이끌어갈 대상(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활동이든)을 찾아 나의 시간을 잘 꾸려가 보자.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하늘과 땅을 사이에 두고 그래도 잘 살아진 나의 뒷모습을 남기는 일이다.

죽음은 존재하나 그리움은 기억의 시간으로 하여금 꾸준하게 이어진다.


앞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더라도
가끔은 나의 뒷모습,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을 잘 살펴보며
뒤에 내가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겠다.       



죽음을 대할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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