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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Jan 01. 2025

1년을 돌아보는 마음

내 주변의 것에서 알아간 사실

내 나이 48살! 2024년도를 보내며 생각하니 갈수록 시간이 부리나케 지나감을 느낀다. 말마따나 지금 눈앞에 머문 시간은 48km의 속도로 저만치 흘러간다. 2024년도에 과연 나는 어떤 시간을 보내었을까? 내가 쌓아온 것들은 무엇일까? 쌓지 않더라도 좋아하여 이룬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23년도는 조금씩 땅을 일구며 혹독한 날씨를 견딘 시절이라 한다면 24년도는 세상의 빛을 향해 조금씩 싹이 돋아난 나날이라 부르고 싶다. 늦은 나이지만 그대로 머물러 있기 아쉬운 마음, 단 한 사람인 나를 위해서 말이다. 새로 시작했던 대학원 공부를 2023년도에 드디어 마치게 되었고 동시에 어린 시절 마음 한편에 자리했던 글쓰기라는 꿈을 향해 조금씩 나의 자리를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꿈을 꾸니 내가 가는 방향을 잡기 위한 목표가 되었고 꿈을 향해 나아가기까지 길고 긴 꾸준함이라는 방식이 있어야 함을 느낀 나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함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성장을 다지게 된다. 글을 향한 소명은 내가 가진 직업과 다른 소명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같은 선상에 있음을 느낀다. 글을 제대로 호흡하기 시작하니 웬만한 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일할 때 흔들리지 않는 소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글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여 몰입하는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의 축적이라 말하고 싶다. 글을 쓰는 거도 읽어내는 것도 하루 30분이라는 거창하지 않은 시간 안에 품 담겨 서서히 물든다. 그 안에서 나는 자유롭다. 내 생각을 오롯이 적어 가고 나의 시절을 남길 수 있으며 순간마다의 돌아봄과 성찰의 시간도 다질 수 있다. 아주 소소한 일상에서 말이다. 


글을 쓰고 읽어가기 시작하니 주변을 관찰하는 눈의 깊이가 달라짐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 감성적 기울기가 더 깊어진 것도 한몫하겠지만 스스로 알아가며 배우는 열정의 끄트머리가 글로 혼합이 되니 내 삶에 생기가 돈다. 계절마다의 주변이 다르게 다가오니 감동이 순간들이 마음속에 포근히 쌓인다. 꽃이 피는 소리, 나무를 흔드는 바람, 풀잎의 조그만 인사가 어우러져 내가 지금 만나가는 모든 것에 저절로 감사가 생긴다. 그리하여 2024년도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알아간 나날이다. 비단 이루기 위해서는 과정의 혹독함을 견디어 넘어가야 하는 산들은 많지만,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배경의 빛깔을 더 보려는 사실을 마주할 때 내게 오는 모든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길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일과 만나는 모든 것이 그렇고 내가 일상을 대하는 방식이 그렇다. 어려움 안에 들어있는 것은 비단 부정만이 아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좋은 일에 들뜨기보다 나쁜 일에 한탄하고 슬퍼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그런 것이 아닐까? 부정을 활용하여 나가는 방식은 비록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것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임을 안다. 책과 글과 호흡하니 적절히 버무린 음식처럼 맛있게 혼합이 된다. 그 안에서 찾아낸 낙관적 삶이 결국 일상을 감사로 물들게 하는 것 같다. 


2024년도는 사각사각을 만나 일요일마다 미라클 모닝을 통해 일주일을 돌아보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의 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알아간 날들이다. 글 안에 녹여진 묘미가 좋은 시간을 만들어간다. 차곡차곡 쌓인 기쁨이 지난 시절을 기억하게 하는 한 편의 역사가 된다. 기록이 없었다면 잊고 지났을 것들인데 여기 멈춰 서서 남겨지는 것들이 좋기만 하다. 글은 나를 걸어가게 할 발판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년도를 돌아보니 하루 24시간 안에 넣어진 시간이 재미있다. 도전하여 이룬 브런치 스토리에 매주 일상 이야기와 시를 올리는 일, 책을 읽고 필사하는 순간의 축적,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알아가려는 나, 무언가 주어지면 아무리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려는 마음 하나로 지나온 것들이 새싹처럼 흙 위를 뾰족 나온다. 흙을 품어 그 위로 나오기까지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겠지만 꾸준함이라는 씨앗의 양분을 빨아들여 조금씩 키워냈다고 나에게 잘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앞으로 2025년도에는 어떤 일이 올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찾은 몰입의 순간을 좋아하는 일들로 조금씩 채우고 싶다. 나를 사랑하는 방식은 내가 스스로 그것을 찾고 실행하는 것이니 말이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조금씩 내게 스밀 일들이 기대된다. 정아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 



p.s 그동안 '보통을 보고 쓰다'를 읽어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도도 건강하고 무탈한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을 때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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