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단단해질
고이 넣어진 글마다 책갈피를 끼워
적어 내려간 마음을 만나가다
인생을 걷다 보면
힘겨운 순간은 내 앞에
주저함이 모두 그러함을
시름이 모두 그러함을
역경이 모두 그러함을
결국 같은 인생사
나 하나 비우고 채워
걸어가는 길마다
만나가는 글이란 것
소소함이 이룬 기쁨은 커다래지고
작은 발견은 위안으로 초연해지고
문장 따라 읽힌 사색은 깊어만 가고
세상을 향한 마주함은 단단함을 이루고
손으로 읽고 눈으로 멈추어 서면
그 안에 고이고이 벅차오르는 마음
글마다 스민 향기를 내내 맡다
글이란 것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글을 읽다 보면 그 글을 써 내려간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정한 진솔함을 만나게 된다. 문장들은 나를 그곳에 멈추어 서서 바라보게 한다. 세상의 일들은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때론 주저함과 넘어짐, 실패와 역경 안에서 우리를 흔들리게 한다. 그러나 책 안에 진솔한 문장들을 만나가다 보면 마음의 위안이 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도 한다. 실패의 순간을 이겨낼 불씨는 나의 마음가짐 하나 차이다. 넘어지더라도, 실패하고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그럴 수 있음을. 비록 넘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자책하고 슬퍼하기보다 다시 일어날 힘을 키우는 것.
이것은 내가 경험하여 이룬 일들 안에 차곡차곡 채워 쌓아 올린 시간들의 합이다. 나의 경험을 녹여 이루어갈 슬기로운 시간들을 만드는 것은 책 안에 좋은 문장들을 만나고 써 내려가는 순간의 기록인 것. 그리하여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이 일고 마음은 더없이 풍성해지며 어려움 앞에서도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기게 된다. 새로운 시선 앞에 주저하고 피하기보다 일단 해보려는 마음이 씨앗처럼 발아하며 꿈틀거린다.
책이 모든 것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걸어가야 하는지 알게 되고, 작은 프레임 안에 갇힌 사고로 현실을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긍정의 생각들로 조금 더 멀리 유연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금의 날들 안에 비우고 채워가 어제보다 단단해질 일들로 기쁘게 살아갈 날들이 고맙고 소중하기만 하다. 글을 통해 알아가고 글을 통해 배워가고 글을 통해 나를 기록하고 글을 통해 사랑을 깊이 알게 된다.
글이란 것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