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여물다
시│현정아
여름이 달달
햇살이 심쿵
바람은 사뿐
땀방울 소리
비를 감아가
하늘을 넣다
아담히 부푼
뽀얀 분홍빛
여름을 먹다
복숭아는 맛있다. 복숭아는 여름 과일이다.
아삭 베어 물면 여름이 시원해진다.
달콤한 과즙이 상큼하게 다가온다.
나는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한다.
둥글게 손을 말면 단단함이 느껴지는 것이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여름을 견딘 시간이 여기에 다 들어 있다.
봄의 잎사귀가 움을 틔워낸 자리에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여름은 시작된다.
7월의 하늘이 열리고 팔월의 기운을 모두 담았다.
비와 바람과 태양과 땀의 인고가 모두 들었다.
새의 노래가 들리고 구름은 더위를 껴안는다.
해가 다가온 자리마다 여물어진 복숭아는 향기를 심는다.
모든 세상이 복숭아 하나에 다 들어 있다.
사랑!
그것은 사랑이다.
지금의 계절을 빛나게 하는 가장 귀한 이름이다.
떳떳함으로 살아가는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