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클라인의 투사적 동일시
심리적 지배 : 설득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
A씨는 비록 의식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A에게는 오래된 친구 B씨가 있습니다. B는 평소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B는 자신이 좀 힘들더라도 때론 과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A의 요구들을 거절한 적이 없었고, 그런 B씨 덕분에 A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그래서 A와 B의 관계는 겉보기에는 평온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이 아파서 정신이 없었던 B는, 이전에 잡아둔 A와의 약속을 깜빡 잊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이를 알게 된 B는 A에게 다음과 같이 사과합니다.
"이번에 내가 가족 일로 정신이 없어서 너랑 함께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깜빡했어. 정말 미안해."
A는 B의 사과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B가 평소에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A는 결국 분노하게 되고, B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랑 한 약속을 잊는 게 말이 돼?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했는데, 그동안 너는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나 보네. 이제 우리 앞으로 얼굴보지 말자. 너는 정말 친구로서 최악이야."
그렇잖아도 B는 가족일로 힘들어하던 와중에 A의 절교 선언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습니다. 이제 B도 자신의 힘든 마음을 A가 전혀 존중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분노하기 시작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정말 한심하다. 평소에 요구만 해댔던 네가 정말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야말로 정말 친구로서 최악이야"
이 말을 듣은 A는, B가 평소에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것이 역시나 사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A는 과거에 B가 자신의 요구를 존중하면서 수용해 줬던 고마운 기억들은 모두 잊은채로, 깔끔하게 B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스라이팅과 투사적 동일시는
일종의 남탓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