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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해리 Feb 15. 2023

착한 웰메이드 법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드라마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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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영이 종료된 지 6개월이 넘은 시점이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다. 여태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를 앞세워 코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선사했던 《우영우》. 신생 방송사 ENA에서 방영되어 소리 소문 없이 묻힐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우영우》는 여기저기 입소문을 내면서 최고 시청률 17.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PPL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착한 드라마로 상업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낚아채는 데 성공한 《우영우》.


  이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감상 편으로 들어가 우영우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 보자. (이하의 내용은 드라마의 스포일러에 해당합니다.)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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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중 영우(박은빈 역)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폐인'이라고 부르는 장애인데, 한국 드라마 중 《굿닥터》라는 의학 드라마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영우의 캐릭터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알고 가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초기 아동기부터 상호 교환적인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지속적인 손상을 보이는 한편, 행동 패턴, 관심사 및 활동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반복적인 것이 특징인 신경 발달 장애의 한 범주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스펙트럼 장애'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신경 발달 장애는 무수히 많은 자폐 장애의 하나로, 같은 자폐인이라고 해도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수가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극찬하는 데에는 영우의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크게 한몫했다고 볼 수 있는데, 영우 캐릭터의 부분적인 모티브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 교수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드라마의 자문을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 교수에 의하면, 법정에서의 영우는 그랜딘 교수의 TED 강연 모습을 참고했는데, "공감과 소통에 문제는 있지만, 일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특정 분야에서 보이는 높은 집중력, 즉 장점을 중심으로 접근해 부족하거나 도움만 받는 정형화된 자폐인의 틀을 깨고 싶었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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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문지원 작가의 전작인 영화 《증인》의 주인공 임지우(김향기 역)도 자폐성 스펙트럼 장애와 서번트 증후군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소녀인데, 변호사가 꿈인 설정이라는 점에서 《우영우》와 연결고리가 있다.

《증인》에서 지우가 '변호사는 되지 못할 거야. 자폐가 있으니까. 하지만 증인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한다. 이후 문지원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3년 전 어느 날 에이스토리 피디들이 저를 찾아와 《증인》의 지우 캐릭터가 성인이 되었을 때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한지, 그 이야기를 16부작 드라마로 만드는 게 가능할 것 같냐고 물었다. 저는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고, 제가 쓰면 잘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스토리가 기회를 줬고,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증인과 우영우의 세계관은 연결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창작자로서, 뭘 하나 만들고 나면 그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이 평행 우주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제 생각에 우영우는 영화 《증인》을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증인》 속 지우는 계속 살고 있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란 드라마를 본방사수할 것 같은 인물이다. 굉장히 재밌게 볼 거 같고, 영우 말투를 복사하듯 따라 해도 유일하게 비난받지 않을 사람 같다. 가끔 그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캐릭터 성장이라기보다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살고 있고, 우영우는 우영우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영우는 강점과 약점을 한 몸에 지닌 캐릭터다. 영우의 강점은 우리들 대부분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하지만, 영우의 약점은 우리들 대부분이 깜짝 놀랄 만큼 취약하다. 164의 높은 IQ,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영우의 강점. 감각이 예민해 종종 불안해하고, 몸을 조화롭게 다루지 못해 걷기, 뛰기, 신발끈 묶기, 회전문 통과 등이 서툴다. 영우는 극도의 강함과 극도의 약함을 한 몸에 지닌 인물이자, 높은 IQ와 낮은 EQ의 결합체이며, 우리들 대부분보다 우월한 동시에, 우리들 대부분보다 열등한 존재다. 그래서 영우는 한마디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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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우》 첫 에서 미혼부 우광호(전배수 역) 슬하에서 자라는 영우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는데, 정상적인 범주의 아이들과는 달리, 사회적인 의사소통, 대인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관심사(특히 법)에 대해서는 뛰어난 집중력과 흥미를 보이고 있다. 오죽하면 이웃 어른이 사탕으로 달래 봐도 울며 떼를 쓰는 영우를 달래기 위해 아버지 우광호가 '인근소란죄'라는 법률 용어를 설명할까.


  그렇게 성인이 된 영우는,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그러나 졸업 후 6개월이 지났음에도 그런 그녀를 받아주는 로펌은 아무 곳도 없다. 그 이유는 영우가 자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법무법인 한바다의 한선영 대표(백지원 역)가 서울대 법대 선배였던 우광호를 찾아와 영우를 스카우트하겠다고 제안한다.


  그날 이후, 법무법인 한바다에 입사(특채)하게 된 영우는 자신의 멘토이자,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 변호사(강기영 역), 서울대 로스쿨 동기 최수연(하윤경 역), 권모술수 권민우(주종혁 역), 송무팀의 이준호(강태오 역)를 만나게 된다. 영우는 입사하자마자, 이들 앞에서 "제 이름은 우영우입니다. 앞으로 읽어도 우영우, 뒤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는 여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엉뚱한(?) 자기소개를 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고래 이야기라면 참지 못하고 얘기하려 하며, 매 끼니마다 김밥(여러 가지의 식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아한다)이 아니면 먹지를 않고, 신체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지만, 그래도 그 이상함이 더 묘하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영우는 스스로 자폐인이라는 틀에 갇혀 자신을 비관하지 않고, 남들이 통찰해내지 못하는 독창적인 법 해석(고래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함께)을 통해 난제의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신입 변호사였던 영우는 점차 성장해 간다. 사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것만 제외하고 보면 영우는 우리와 별다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변호사'라는 떳떳한 직업과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고, 남들처럼 희로애락을 느낄 줄 알며(가끔 조금 이상하게 반응하기도 하지만), 훈남 직원인 이준호와 쉽지만은 않지만, 풋풋하고 예쁜 연애를 하기도 한다.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한 에피소드 중심의 법정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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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드라마 《우영우》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요인에는, 영우의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있겠지만,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한 에피소드 중심의 탄탄한 스토리 역시 극의 집중도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조우성(저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4회, 11회, 13회, 14회), 신민영(저서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1회, 3회, 5회, 6회, 10회), 신주영(저서 '법정의 고수'/7회, 8회) 변호사 등 여러 변호사들의 저서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실제 사건들이 드라마 사건의 모티브가 되어 창작되기도 했다.


  드라마 상에서, 영우가 재직하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모티브를 실존 국내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얻은 것이라는 현직 변호사들의 추측이 많다. 하지만 제작진 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사실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우영우》의 제작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의하면, 작가가 드라마에 고래를 소재로 활용하기로 한 뒤, 우영우가 속한 로펌 이름을 원래 다른 이름에서 '한바다'로 바꾸게 된 경우라고 한다. 다만 법무법인 '태평양' 측 관계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와 친분이 있는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드라마 속 법률 용어나 적용 법 조항, 로펌 생활 등의 전반적인 내용을 감수해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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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우》에는 매회마다 새롭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짤막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영우 가족이 어릴 적 세 들어 살던 주인집 할머니를 할아버지의 살인죄로부터 변호하는 사건. 영우의 뛰어난 민법 해석으로 살인죄가 아닌 상해죄로 변호한다.


2회 <흘러내린 웨딩드레스> : 결혼식 도중 신부의 드레스가 흘러내린 사건. 호텔을 대상으로 피해 소송을 받아내야 한다. 영우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피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지만, 성소수자인 신부의 선택으로 소송이 취하된다.


3회 <펭수로 하겠습니다> : 영우의 처지와 비슷한 남성 자폐인이 자신의 형을 죽인 것으로 오해받은 사건. 영우와 준호의 추리로 남성 자폐인이 자신의 형을 죽인 것이 아니라, 자살을 하던 형을 살리려던 것임을 밝혀낸다.


4회 <삼형제의 난> : 영우의 찐친인 동그라미(주현영 역)의 아버지가 형들의 거짓말에 속아 상속금을 제대로 배당받지 못해 벌어진 사건. 영우와 동그라미 가족들의 기지로 동그라미 가족들이 화해를 하고 서로 합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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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우당탕탕 VS 권모술수> : 말 그대로, 우당탕탕(우영우) 대 권모술수(권민우). 두 ATM 회사 간에 벌어진 저작권 소송 싸움 사건을 맡은 영우와 민우는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권모술수를 부리는 민우에게 영우는 옳지 못하다고 말하지만, 결국 영우야말로 옳지 못한 선택을 한 뒤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게 된다.


6회 <내가 고래였다면...> : 영우는 봄날의 햇살 수연과 함께 사건을 맡는다. 구치소에 수감된 탈북인 여성(의뢰인)이 딸을 만날 수 있도록 징역 4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 여성의 감형을 위해 온갖 방법을 모색한다.


7, 8회 <소덕동 이야기>(제2자유로 현천동 구간에서 발생한 소송. 드라마와 달리 실제 사건에서는 지역 주민이 패소) :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소덕동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 사건. 이 사건으로 영우는 자신의 친모인 태수미(진경 역) 변호사를 법정에서 상대편 변호사로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태산의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 영우의 기지로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선정되면서 소송에서 승소하게 된다. 한편, 영우는 아버지 광호로부터 수미가 친모임을 알게 되고, 수미를 찾아가 자신이 딸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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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피리 부는 사나이> : 스스로를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고 주장하며 학원 버스에 탄 아이들 12명을 납치한 남자 방구뽕이 경찰에 붙잡혀 재판을 받게 된다. 영우는 고집불통에,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이 남자가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변호하는 과정에서 그의 가치관과 사상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결국 법정에서 그를 '사상범(현존 사회 체제에 반대하는 사상을 가지고 개혁을 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라고 말한다. 재판에서는 패소하게 되지만, 방구뽕은 기꺼운 마음으로 실형을 받는다.


10회 <손잡기는 다음에> : 지하철에서 우연히 체포 위기에 처한 젊은 남성을 도와주게 된 영우. 그러나 알고 보니, 그 남자의 혐의는 지적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남자는 영우를 담당 변호사로 지정하고, 영우는 그를 변호하게 된다. 변호하던 중, 준호를 좋아하는 자신과 피고인을 좋아하는 지적 장애인 여성의 일이 겹쳐 보인다. 지적 장애인도 나쁜 남자를 좋아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펴지만, 결국 패소하고 남자는 실형을 받는다.


11회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불법 도박장 로또 당첨금 사건) : 도박꾼들이 판돈으로 산 로또 복권이 1등에 당첨되고, 그 당첨금을 나눠 가지기 위한 소송이 시작된다. 결국 영우의 의뢰인이 승소를 하게 되지만, 그는 로또 1등을 혼자 독차지하기 위해 아내와 이혼하려 한다. 영우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의뢰인의 아내를 도우려 하지만, 변호사의 비밀유지 계약으로 인해 소금군 후추양 간장 변호사를 통해 힌트를 준다. 그러다 의뢰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아내가 로또 당첨금을 상속받는다.


12회 <양쯔강 돌고래>(농협 사내부부 해고 사건) : 사내 부부 중 아내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한 보험사를 변호해야 하는 한바다! 한편, 상대측 변호사 류재숙은 무모하리만큼 용감하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영우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상대측 변호사 류재숙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양쯔강 돌고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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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4회 <제주도의 푸른 밤>(지리산 천은사 입장료 소송. 861번 지방도로가 천은사 부지를 지나가서 사찰을 보지 않더라도 통행하려면 1,600원을 내야 했으나,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천은사 측이 최종 패소하여 2019년 4월 29일부로 매표소 철거) : 제주도 황지사 통행료로 인해 벌어진 사건에 맡게 된 한바다 팀. 그들은 제주도로 출장을 가게 되고, 출장 겸 여행으로 떠난 제주도에서 문제들이 연달아 터진다. 정명석 변호사는 법정에서 쓰러지고, 수연과 민우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풋풋하고 예쁜 커플이었던 영우와 준호는 영우의 일방적인 통보로 헤어지게 된다. 한편, 황지사 통행료 사건에서 승소한 한바다 팀은 황지사 주지 스님과 함께 추후의 일을 의논하고, 점심을 먹는다. 영우는 점심식사로 나온 비빔국수에서 정명석 변호사가 좋아하는 행복 국수 사장님이 절 음식을 만든 공양주임을 밝혀낸다. 결국 행복 국수에서 고기 국수를 먹게 된 정명석과 한바다 팀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간다.


15회 <묻지 않은 말, 시키지 않은 일>(인터파크 개인 정보 유출사건. 다만, 피해규모 등은 SK컴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사례도 일부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찬홍이 해킹을 통해 보안의 취약점을 알리려 했던 취지는 프로그래머이자, 기업인인 이두희의 서울대 재학 시절 일화가 생각나는 부분이라고) : 유명 온라인 쇼핑몰 '라온'에서 고객 4천만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맡게 된 한바다. '3천억의 과징금이냐, 3천만 원의 과태료냐'가 걸려 있는데, 명석의 자리를 대신한 승준은 영우에게 사사건건 영우에게 화를 내고 사건조차도 맡기지 않는다. 영우의 자리를 수연과 민우가 대신하게 되고, 그들은 영우가 말한 논리를 용기 있게 말해 재판에서 승소한다.


16회 <이상하고 별나지만> : 저번 재판에 이어, 라온 이용자들이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 합류하게 된 영우에게 뜻밖의 인물인 이부동생 최상현 군이 찾아와 자신이 라온에서 4천만 명의 개인 정보를 해킹했다고 밝히고 경찰에 자수하려 한다. 한바다의 대표 한선영은 태수미를 법무부 장관직에서 낙마시킬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데... 한편, 법무부 장관을 눈앞에 둔 수미는 비밀을 숨긴 채 인사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영우는 그런 수미에게 찾아가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부탁한다. 결국 수미는 법무부 장관직에서 사퇴하고, 청문회장으로 향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영우와 준호는 다시 사귀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싱크로율을 높인 배우들의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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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우영우》의 성공을 견인한 것은 비단 '우영우'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나 충실한 에피소드에만 공이 있던 것은 아니다.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을 비롯한 주·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없었다면 '우영우'는 이름만 특이한 드라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히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우영우》의 성공이 있을 수 있었다. 멘토의 정석 정명석 변호사 역의 강기영, 봄날의 햇살 최수연 변호사 역의 하윤경, 권모술수 권민우 역의 주종혁, "섭섭한데요."로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된 이준호 역의 강태오, 동 to the 그 to the 라미 역의 주현영 등 주·조연들의 캐릭터가 함께 어울려 싱크로율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드라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갑작스러운 전개는 다소 당혹스럽기는 했다. 여태까지 영우를 물심양면 서포트해 주던 멘토 정명석 변호사가 갑자기 위암 3기로 쓰러진다거나 서로 앙숙이었던 권민우 변호사와 최수연 변호사가 서로 좋아하게 되거나 그동안 권모술수를 부리고 우영우에게 공공연하게 질투하고 시기했던 권민우 변호사가 결말에 이르러 착해지는 등 갑툭튀(?)한 전개는 다소 있었지만, 전문직이라고 알려진 변호사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보여주고, 선하고 정의로운 변호사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착한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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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 속에 숨어 있다는 의미이며, 어떤 것이 대충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할 때에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는 표현에서 유래하였다.


  이처럼 드라마 《우영우》의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과 훌륭한 대본을 집필한 문지원 작가, 그리고 배우 박은빈은 '우영우'라는 표현하기도, 창조하기도 어려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캐릭터에 개성과 신빙성을 기 위해 수많은 디테일에 신경 썼다.


  원래《우영우》는 2021년 방영 예정이었으나, 캐스팅 관련 사유로 2022년에 방영했는데, 여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제작진은 주인공 우영우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격을 비롯한 많은 것이 바뀐다고 판단했고, 여기서 우영우에 가장 이상적인 배우로 낙점된 배우가 바로 박은빈이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다른 배우들은 생각할 것도 없이 만장일치로 박은빈을 캐스팅하기로 결정하고, 수차례 출연을 제의했지만, 박은빈은 자신이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출연 제의를 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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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박은빈의 그러한 결정에도 제작진은 박은빈이 출연을 결정할 때까지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고 1년을 더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박은빈은 자신에 대한 제작진의 믿음에 감동해 출연을 결정했고, 우영우를 자신만의 연기로 소화해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대로 호평을 받았으며, 드라마 역시 방영 2회 만에 대작으로 거듭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좋은 연기를 펼친 박은빈도 대단하지만, 최고의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려 온 제작진 또한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영우의 침실과 변호사 사무실에 놓인 다양한 소품들부터, 모든 식재료가 훤히 보여 영우가 즐겨 먹는 김밥, 듣는 사람을 순간 얼어붙게 만들지만, 듣다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영우의 자기소개. 그 외에도 영우의 말투, 습관, 손발의 움직임 등 매우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현실적으로도, 극적으로도 잘 표현해 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드라마 《우영우》를 보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한국인 최초의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를 믿게 된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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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수많은 명작 드라마와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될 착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작가의 훌륭한 대본 이 세 가지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이런 대작이 나왔다는 데 전혀 이견은 없다. 앞으로도《우영우》와 같은 핫한 드라마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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