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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2025년 3월 8일 토요일

by 제갈해리 Mar 09. 2025
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나는 뭔가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함에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내 상황이나 결정을 얘기하고 다니는 버릇이 있다. 예를 들어, 금연을 한다거나 아침 운동을 하기로 다짐했으면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얘기를 한다. 그러면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처음에는 내 결정에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그것도 잠시, 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내렸던 결정이나 약속을 번복하면 사람들은 내게 실망하고, 응원과 지지는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나는 그들의 평가에 속상해지고, 그러면 다짐했던 마음은 더욱 닫혀버리고 만다.


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문제는,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것이다. 문제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을 시작하면 그 의지가 얼마 못 가 와르르 무너지고, 결국은 주변에 떠들어댔던 나는 양치기 소년처럼 공수표만 날린 셈이 되어 버린다. 결국, 나는 주변의 신뢰를 잃어가게 되고, 그러면 더 이상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실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어제 저녁 부모님과 식사를 하면서의 일이다. 부모님은 내가 금연과 아침 운동을 마음먹고 며칠 실천한 것이 대견했는데, 결국에는 며칠짜리 공수표에 불과했다면서 실망스러웠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부모님의 이런 반응이 못내 속상했지만,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모님의 꾸중을 듣고 있어야만 했다. 특히, 아버지는 "네 알아서 해라. 대신, 말하지 말고 해."라고 말씀하셨다. 말만 앞서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부모님과 식사를 마치고 나서 야간근무를 하기 위해 편의점에 출근해 친구인 꼬북이와 교대하면서 꼬북이에게 앞의 상황을 얘기했다. 그러자, 꼬북이는 내게 "넌 항상 말이 앞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나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럴 때는 쓸데없이 긍정적이야. 그리고 결정을 내렸으면 주변에 말하지 않고, 몇 개월 정도 실천해 보다가 성과가 있으면 사람들에게 알려서 응원과 지지를 받아 더 큰 성과를 이뤄야 하는데, 너는 그게 반대야. 우선 혼자서 견디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야."라고 조언해 주었다.


꼬북이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얘기였다. 그동안 나는 내가 내린 결정이 큰 변화인 양 들떠서 다른 사람들에게 떠벌리기만 했지, 실상 중요한 것이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여부를 심사숙고하고서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무작정 약속을 내지르는 데 몰두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실없는 사람, 공수표를 날리는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것이다.


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깨닫고 인지했으면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 행동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법. 나는 그동안 내가 작성했던 습관 목록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 습관들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보기로 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나로서는 금연까지는 아직 무리일 것 같고, 하루 한 갑 이하로 흡연을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침 운동은 비록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지만, 종전처럼 다시 시도해 보기로 했다. 독서와 일기 쓰기는 비교적 한가한 목금토일에 해보기로 했다.


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실없는 사람이 되지 말자

이렇게 스스로를 인지하고, 내 행동과 환경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행위, 그것이 '메타인지'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내 행동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변화시키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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