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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을 돌아보며

2025년 3월 7일 금요일

by 제갈해리
지난 2월을 돌아보며

2025년 2월은 나에게 있어 변화의 시기였다. 1월 하순에 (윤석열 나이로) 36살이 된 나는 나의 해인 뱀띠 해를 세 번째로 맞이하게 되었다. 2월이 되면서 조금씩, 아니 큰 변화들이 내 일상을 송두리째 뒤바꿨다. 현재 나의 경제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는 그동안 변죽만 울리다 말았던 쓰리잡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출근과 운동을 위해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는 아침형 일상을 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정말 내게 고역이었다. 전날 밤 10시에 서울 양천구 신정동 편의점에서 퇴근해 인천 계양구의 본가에 오면 11시가 넘어 있었고,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씻고 잠에 들면 자정 무렵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피곤한 상태에서 잠이 들어도 2시간마다 잠에서 깨어났다. 야간 빈뇨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자다가 실수를 하는 증상이 더 빈번해졌다.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긴장한 상태로 잠을 자다 보니, 잠은 깊이 들지 않았고, 새벽 5시 반에 알람에 맞춰 일어날 때는 눈꺼풀이 자꾸 감겨 눈이 떠지지 않았다.


1주 정도는 아버지와 함께 5시 반에 일어나 30분 동안 러닝머신 빨리 걷기로 아침 운동을 했는데, 3월 들어서는 침대에 뻗어서 거의 7시까지 계속 자는 바람에 아침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음 주부터는 다시 운동을 해보려고 다짐해 본다. 왜냐하면 아침 운동을 하는 날과 안 하는 날의 컨디션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었다. 아침 운동을 하면 오전에 일할 때 잠이 오지 않고, 일하는 데 활력이 생겼다. 반면에 아침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은 일하면서 잠이 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2월을 돌아보며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는 루틴을 실천하려 했는데, 어머니가 (전날 늦게 잠드셔서 피곤하신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삶은 계란이나 아침밥을 차려주셔서 잘 챙겨 먹고 갈 수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 아침을 먹지 못하고 갈 때에도 어머니가 싸 주신 삶은 계란 2개 덕분에 출근하면서든, 출근하고 나서 편의점에서든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월화수에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세 편의점을 돌면서 근무하고, 목요일에는 한 곳에서 오전 근무만, 금요일에는 두 곳에서 오전과 야간근무를, 주말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한 곳에서 야간근무를 하는데, 매일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하려다 보니,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이동하는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그래도 종전까지 하루 중 반나절을 잠자던 것에서 하루종일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하며 버티고 있는 것이 스스로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월을 돌아보며

규칙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일적인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정동 편의점에서 일할 때는 사장님이 편하게 대해 주셔서 으레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일을 대충대충 해왔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일의 방식이 다른 사장님들을 새로 만나게 되니, 그동안 대충 일을 한 것이 내 발전을 더디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을 설렁설렁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편의점에서도 일을 해보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을 잘해야 사장님의 인정을 받고, 매장의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 즉, 빠른 시간 안에 그 매장의 스타일에 맞춰 업무를 숙지하고, 일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내가 편의점 세 곳에서 각각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2주간 새로운 매장들에서 일해 보니, 차차 적응이 되어가고 있는 게 신기했다. 사장님들도 나를 조금씩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물론, 업무 스타일이 안 맞거나 고충이 있는 부분은 사장님과 직접 얘기해서 풀기도 했다. 무조건적으로 내가 숙이고 들어가기보다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업무를 위해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사장님들도 내 의견에 수긍하시고, 매장 운영에 반영하시거나 내게 피드백을 주셨다.


지난 2월을 돌아보며

한편,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서 내가 요즘 쓰는 앱이 있는데, 바로 '마이해빗'이라는 앱이다. 이 앱은 습관을 점검해 주는 앱인데, 사용할 때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조금씩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면, 하루 3잔까지만 커피 마시기라든가, 하루 식비 1만 원 이상 쓰지 않기, 아버지와 함께 아침 운동하기 같은 약속들이 그것이다. 일상의 작은 약속들이 지켜지면 큰 습관이 형성되고, 그것은 언젠가 내 인생을 바꿀 거라고 믿는다.


요즘 한 챕터씩 책 읽기나 토일마다 일기 쓰기를 새로 습관 목록에 넣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된다. 쉬는 날이나 야간근무할 때 시간을 내서 조금씩 실천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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