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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를 나서며

2025년 6월 3일 화요일

by 제갈해리
투표소를 나서며

21대 대통령 선거. 오늘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 선거 투표가 실시된다. 대한민국 18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꽃, 선거. 그 선거의 막이 올랐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훌륭한 차기 지도자가 뽑히길 바란다는 것이다.


나의 첫 선거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 선거였다. 나는 그 당시 아버지와 친가 식구들의 강한 입김에 떠밀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그런 결과, 2년 뒤인 2009년 5월 23일,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던 분을 잃었다. 그저 정치적인 일이고 나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던 사람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아픔은 상상을 초월했다. TV를 통해 그 비보를 접하고는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모르겠다. 정치의 일이, 나라의 일이 그렇게 무자비한 일이라면 정치는 선한 사람이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선하신 분이 당했을 곤경과 아픔을 생각하니, 글을 쓰는 지금도 속상함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그 이후, 두 번째 선거에서 나는 2012년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고, 그 결과, 2014년 4월 16일, 수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TV로 목격하게 되었다. 내가 뽑은 후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선되었으니 열심히 대통령의 임무에 충실했으면 좋았으련만,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인 최순실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맡겨 대한민국을 혼란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결국 집권한 지 4년 만에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구치소에 수감되고 나서도 지금까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박근혜를 보면서 참 저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을 아직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다.


세 번째 선거는 2017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선거였는데, 나는 비로소 내 마음에 드는 후보를 선택해 그 후보가 당선되기까지 했다. 문재인 후보가 진작에 2012년 선거에서 당선되었더라면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났을까 싶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악재였던 것이 바로 코로나였다. 대구경북 신천지발 코로나 여파로 대한민국이 불안과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그런 와중에 성웅 잔다르크처럼 등장한 초대 질병관리청장 정은경 교수. 그녀의 헌신과 노력이 없었더라면 코로나를 과연 극복할 수 있었을까 싶다.


2022년 선거는 정말 박빙이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윤석열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결과, 대한민국은 12.3 계엄사태라는, 5 공화국 이후의 대한민국 헌정역사상 말도 안 되는 내란을 겪게 되었고, 또다시 대통령을 파면하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정말 몰염치하고, 비상식적인 대통령을 말이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상식과 도덕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 것인지, 비상식과 부도덕이 판을 치는 대한민국에서 살 것인지는 우리의 투표에 따라 달라진다. 부디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평범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아니 주인 대접을 받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대통령을 우리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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