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7일 토요일
오늘 친한 형 휘(가명)를 만나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다. 나는 휘를 만난 김에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전에도 내 상황에 대해 휘가 많이 들어주고, 조언을 해줬기에 이번에도 그를 믿고 얘기를 시작했다.
"편의점 사장님이 정말 너그럽고, 친절하신 분인데, 딱 한 가지 단점이 3, 4시간이나 지각을 하신다는 거예요. 야간근무가 원래 오전 8시에 끝나야 하는데, 11시나 12시쯤이 되어 출근해서 교대하시니, 제가 퇴근이 자꾸 늦어지는 거예요. 3, 4시간이나... 매주 토일 이틀 계속 지각하시니, 야간근무하고 나서 피곤한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너무 힘들어요. 사장님이라서 딱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불면증이셔서 새벽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내 신세한탄은 계속 이어졌다.
"3, 4시간 연장근무를 하는데도 연장수당도 주지 않으시고... 주휴수당이나 야간수당까지 바라지 않아도 일 더 한 건 받아야 하지 않는지..."
잠자코 듣고만 있는 휘는 내게 물었다.
"근로 계약서 쓸 때 주휴수당이나 야간수당, 퇴직금 얘기는 없었어?"
"네. 주휴수당은 못 준다고 사전에 얘기하셨고, 야간수당은 5인 이하 고용 매장이라 받을 수가 없고, 퇴직금은 아예 얘기가 없으셨어요."
"그렇구나. 아무리 편의점 특성상 그렇다고 해도 연장수당 안 주는 건 너무한데? 다른 직장 알아보면 어때?"
"그것도 생각해 본 적은 있는데, 제가 힘들고 어려운 일 하기에 체력도 안 되고, 기술도 배운 게 없어요. 그래도 제가 가장 적성에 맞는 일이 편의점이라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게다가 제가 나이도 있고, 조현병 있는 것 때문에라도 직장 찾기가 쉽지가 않아요."
"그렇긴 하겠다. 그래도 담배도 끊고, 운동도 해서 점차 체력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시간 내서 직업 관련 공부를 해 봐. 차츰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직장 얻을 수 있을 거야."
"알겠어요. 조금씩 해나가 볼게요. 고마워요, 형."
휘는 평소 내게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는 든든하고, 듬직한 형이다. 휘도 처한 상황이 나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유통업에서 물류 관련된 고된 일을 하면서 씩씩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휘의 모습을 본받아 나도 열심히 살고자 다짐해 본다. 제갈해리, 하나씩 하나씩 차근히 내 삶을 영위해 나가 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