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MZ의 현실세계 적응기
[카카오뱅크]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금리가 2022. 09. 11.에 3.848%로 변경되었습니다.
금리 변경 내역 ……
문자를 확인하던 나는 허공에 외쳤다.
“홀리 쉣!”
1년 만에 전세대출 금리가 2배 이상 올랐다. 뼈다귀밖에 없는 이 불쌍한 사회초년생을 뜯어먹다니.
“아주 그냥 세상이 날 억까하는 구나.”
(※억까: 억지로 까다의 줄임말. 아무런 이유 없이 상대방을 공격할 때 주로 사용된다.)
작년 8월 서울에 취업이 되었다. 서울에 올라온 나는 방을 구하기 위해 카카오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 당시 금리가 1.898%였다. 그런데 이제는 3점 후반대다. 누군가는 ‘그래도 엄청 낮은데 왜 징징대냐?’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회초년생이다. 그 2배가 내 삶에 얼마나 큰 지장을 끼치는 줄 아냔 말이다.
“내년에는 무조건 중기청으로 간다...”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세보증금 대출은 1.2%의 고정 금리라고 한다. 작년에 방을 구할 때는 자격요건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가능하다. 지금의 전세 계약이 끝나는 대로 바로 갈아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게 남아있다. 남은 1년 동안 금리가 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 오르겠지?”
아주 그냥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우리는 왜 이런 불안한 세상에 태어난 걸까? 만약 영혼 세계가 있고 환생이 있다면 생명의 탄생은 오기가 아닐까? 우리 모두는 영혼 세계에서 친구들이 도발해서 태어난 것은 아닐까?
“야 안 죽어. 쫄리나? 쫄?”
“나 진짜 간다!! 나 진짜 갔다 온다고!!!”
이렇게 계곡에서 다이빙하듯이 현생으로 뛰어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봐라. 생명의 탄생이 로또 1등이라면 우리 모두는 항상 행복해야 하잖아. 숨만 쉬어도 돈이 들어오고 온 세상에 모쏠이 한 명도 없어야 하며 우리 모두는 머리가 풍성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모자람이 많은 삶을 살고 있다.
더욱이 나는 태어나보니 MZ세대란다. 뭐, 그렇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이왕 태어난 거 적응해야 될 거 아닌가. 내 인생 내 마음대로 풀리지도 않고 어떻게 사는 게 맞는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잘 살아보려고 한다.
"자. 웅장한 bgm깔고 한번 외쳐본다. 한 MZ의 현실세계 적응기 이제 시작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