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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an 16. 2020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삶의 농담 그리고 정당한 탐욕’

대항해시대 유럽인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던 모든 땅을 떠나 서쪽으로 멀리 항해하면서 기존에 배에 실었던 비축물로는 돌아오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지점에서도 굴하지 않고 서쪽으로 더 멀리 떠날 수 있었던 것은 ‘호기심과 탐욕’의 힘이라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 번이라도 의문을 가지게 되면 이보다 더 중요할 수 없는 이 질문에 대한 고전적인 대답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가 얘기한 ‘사랑’이다.


죄를 짓고 땅에 떨어진 천사 미하일이, 하느님의 세 가지 말씀을 깨닫고 빛나는 몸으로 날개를 펼치며 다시 하늘로 올라가면서 구두 수선공 시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에게 들려준 잠언,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들의 생각일 뿐, 사실은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 살아간다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라며 천사의 깨달음을 들려주는 장면을 요즘도 나는 가끔씩 찾아서 읽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이가 이렇게 쓴 글을 읽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삶의 농담’


이 얼마나 놀랍고도 아름다운 확신인가! 경쾌하고 지적이며 힘과 젊음이 느껴지는 잠언이 아닌가! 나는 그 글을 읽고 무척 기뻤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이끌어 줄 세상에 대한 공부 그리고 나의 앎과 세계의 확대, 익숙하진 않지만 ‘삶의 농담’을 곁들이면서 인생과 세상은 좀 더 유쾌하고 밝게 이완될 것이다. ‘호기심과 농담’은 힘든 시절을 지나갈 때도 도움과 위로가 될 것이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덕목을 더하고 싶다. 바로 ‘탐욕’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의 원동력, 아담 스미스가 분업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던 바로 그 탐욕이다.


탐욕은 ‘소유와 명예’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옛날 노르만족은 ‘소유나 명예’를 놓고서는 싸웠지만 ‘다른 사람을 억누를 권력’을 가지려고 싸우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정당한 소유와 명예를 가짐으로써 자유롭기를 원했고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이 자유를 누릴 권리도 존중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공정성, 타인에 대한 배려, 권리에 대한 중시를 깨달았다고 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삶의 농담 그리고 정당한 탐욕’

세상의 지평은 더욱 넓어지고 삶은 좀 더 유쾌해지고 자유로워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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