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디어 Biz의 정의
스타가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비즈니스 구조의 한 축을 의미한다. 하나의 스타가 탄생하면 그 스타를 추종하는 팬이 생기고, 팬들이 모여서 팬덤이 형성된다. 팬덤의 형성이 중요한 것은 많은 숫자가 모였다는 것 이상의 의미 때문이다. 팬덤의 특징은 '스타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 희생이라는 단어가 거슬리면, 스타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연다고 설명해도 된다. 중요한 키워드는 '기꺼이'와 '지불'이다.
스타는 팬들을 즐겁게 해 주면 된다. 매우 간단하지만 어렵다. 왜냐하면 팬덤은 영향력이 큰 만큼 변덕스럽기도 하고, 좋아하는 주기도 짧다. 그래서, 스타 생활은 '반짝'이라는 단어와 같이 움직인다. 보통은 스타가 움직이는대로- 의도하는 대로- 팬덤이 움직인다. 하지만, 팬덤은 반대로 스타에게 덤비거나 스타를 옥죄는 경우도 있다.
둘은 공생관계다. 스타는 팬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팬들은 스타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자기의 자원-시간과 돈-을 내어 놓는다. 얼마만큼의 팬덤을 거느렸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영향력이 판가름 난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권력이다. 그리고, 이들은 '비즈니스'로 묶여 있다. 팬은 지불하고 스타는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한다.
매스미디어는 '기준'을 제공하는 학교 비즈니스와 같다. '(매스미디어가 만드는 여론)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학생(독자)들이 모이고, 학생들이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으나 선생님(매스미디어)에게 저항할 수는 없다. 학교는 졸업생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영향력) 기준'을 부여한다.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는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동업자 의식을 갖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학연'이다. 수많은 정치권과 경제계가 언론과 같은 '(권력층의 판단) 기준'을 공유하면서 폐쇄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생성했다. 학교 기준에 안 맞는 학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서열을 만들듯 매스미디어는 끊임없이 '판단'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응징(?)함으로써 영향력을 가져왔다. 그리고,폐쇄적인 구조의 특성상 이 구조안에 들어 있는 기자들의 연대감 역시 기이하게 높다.
네이버 2019 미디어 커넥트 데이에서 기존 전재료 지급방식의 변경된 기준을 만든 교수가 한 말이다. 미디어 관련 비즈니스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해외에서는 '팬클럽 비즈니스'라고 정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정통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언론들을 모두 모아 놓은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발언치고 크게 기사화 되지도 않았다. 그렇게나 '정론'과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언론사들인데 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 비판하는 곳도 없다.
비슷하면서 다르다. 학교에는 선생과 학생이라는 구조가 명확하다. 팬클럽도 스타와 팬이라는 구조는 명확하다. 하지만, 둘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선생은 학생이 원하는 것을 들으려고 하지만, 학생이 원하는 것에 맞추려 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선생들이 알고 있는 '학문의 진리'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에게 가르치고 제시하는 것에 익숙하다. 매스미디어에게 독자는 '가르치는 대상'이다. 간혹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학생들에게 당황할 때가 있지만 위치가 바뀌지는 않는다.
매스미디어는 자기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독자들을 '말 안 듣고 엉뚱한 질문하는 학생'정도로 치부한다. 자기들의 정통 교수법-신문이나 TV에 맞춰진 뉴스 포맷-을 강요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종이로 만든 교과서를 PPT에 이미지로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한다. 왜 독자들이 무거운 교과서 대신 디지털로 붙여 넣기 한 파일을 싫어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학생수가 줄어도 학교수는 줄지 않는다.
팬클럽의 스타와 팬은 보여주고 평가받는 사이다. 스타는 팬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도 팬이 싫어하는 것이 명확하면 하지 않으려 한다. 스타의 행동은 모두 팬의 증감으로 수치화된다. 아무리 스타라도 팬의 눈치를 봐야 한다.
유튜버들이 하는 일은 고가의 장비나 스튜디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실험과 반응에 대한 수정이다. 팬들의 관심에 고마워하고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맞추려 고민한다. 인플루언서들은 팬들과의 대화에 기꺼이-그들이 실제로 좋아하든 아니든-나서고 팬들이 시키는 것을 하는 것에 주저하지-속내와 상관없이-않는다. 팬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팬들이 모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이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래야, 스타로 행동할지 선생으로 행동할지 결정이 된다. 지금 매스미디어들이 디지털로 변환하겠다며 만들어내는 모습은 '선생님이 유명인 코스프레'를 하는 수준 정도다. 그러니 팬덤이 생기지 않는다. 이미, 미디어 시장은 수업이 끝나가는 시간이다. 더 이상 학생들을 학교에 붙들어 맬 수 없다. 학생들은 하나 둘 교문을 벗어나고 있다. 선생님들(미디어사의 기자들)은 지금 학생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학원, PC방, 떡볶이 집과 경쟁해야 한다. 재미가 없거나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 학생들(독자)은 눈길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