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서리 Mar 29. 2024

동치미-평양냉면-동치미 말이밥

11월 말 김장 때가 되면 무가 맛있게 익는다.

우리는 동치미를 좋아해서

일찍이 동치미를

담가서 먹는다.


자그마한 동치미무를 

통째로 소금에 굴려서 

항아리에 담고 

다음날 마늘, 생강을 주머니에 넣고

쪽파와 갓을 소금에 잠깐 절여

쪽파는 매듭을 짓는다.

배도 넣고 삭힌 고추를 다 같이 넣고

소금물을 넣어서 익히면 된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요새는 항아리도 없고 

항아리를 묻을 땅도 없으니

무를 김치통에 넣고

동치미를 담근다.


<동치미>

동치미 무 10개

실파, 갓, 삭힌 고추

배, 마늘, 생강

물 10L  

소금 2컵

소금물은 취향대로

설탕 약간


요새는 무를 통째로

담가서 땅에 묻지 않으니까

무를 반씩  갈라서 

소금에 버무려서 

긴 통에 담는다.


하룻밤 지내고

모든 양념을 밑에 놓고 

소금물을 살며시 붓는다.

마늘과 생강은 편으로 썰어 주머니에 넣고 

배는 4쪽으로 썰어 씨는 빼고 그대로 넣는다.

실파는 소금에 잠깐 절여 돌돌 말아서 넣는다.

친구가 가을에

배를 많이 보내주어

 양념에 넉넉히 쓴다.


동치미 국물에는

유산균이 많다고 한다.

매 식사 때도  

한 보시기씩 잡수세요.


<평양냉면>

동치미가 잘 익으면

양지국물을 내서

동치미국물과 고기국물을 반씩 섞고

설탕과 식초를 조금 넣고

냉면을 해 먹으면

아주 시원하고 맛이 있다.


고명으로는

삶은 달걀과 편육을 얹고 

동치미 무와 배를 얇게 썰어

위에 놓는다.

배추김치를 썰어

한옆에 놓으면

그것도 별미다.


<동치미 말이밥>

부모님이 평양분이셔서 

시원한 동치미말이 밥을  좋아하셨다.


동치미국물에 밥을 말고

그 위에 동치미무를 채로 썰어 얹고

참기름과 깨를 얹으면

시원한 동치미말이 밥이 된다


밖은 춥고 안은 따뜻한데 

동치미밥을 먹으면 

시원하고 감칠맛이 나서

계속 먹게 된다.


젊었을 때 동치미 말이밥을 해주면

남편은,

'이게 무슨 맛이야.'  

하며 싫어했었다.

요새는,

'여보 오늘 뭘 먹지.' 하면

금세 

'동치미 말이밥!' 한다.

'어제도 먹었잖아.' 하면,

'시원하고 맛있어.'

하면서 또 해달라고 한다.

이제는 나보다 더 좋아한다.


계절마다 

음식이 다른 

우리나라가

참 좋다.





이전 08화 굴밥-굴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