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묭롶 Apr 07. 2024

99번의 환생.

21화. 표절 2.

장미가 팀원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식판에 음식을 받아 들고 자리에 앉아 수저를 뜨려고 할 때 팀원인 화영이 눈을 빛내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팀장님,  록 음악 좋아하시죠?"


그녀는 식판에 담긴 국을 뜨다 말고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으로 화영을 바라보았다.


"그렇죠.  많이 좋아하죠.  그런데 그건 왜요?"


-"그게 있잖아요.  제 대학교 동아리 후배들이 이번에 레전드 락 경연에 참여를 한데요.

  그래서 곡이 어떤지 들어봐 달라는데 제가 뭘 알아야 말이죠.

  식사 드시고 팀장님이 좀 들어봐 주세요."


화영의 말을 듣던 장미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며 보았던 경연프로그램 홍보 영상이 떠올랐다.


'아.  예선이 아마 다음 달 중순이라던 그 프로그램인가 보구나.

 샤크는 예전일 때문에 경연프로그램은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아서 관심이 없었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들고 팀원들과 연구실로 돌아온 그녀가 책상에 앉기가 무섭게 화영이 쪼르륵 그녀 옆에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다.

그녀가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을 자신에게 들려줬을 때 장미는 화들짝 놀랐다.


'이곡은 샤크의 곡 'TO YOU'하고 정말 같잖아.'


"화영 씨, 이거 처음부터 다시 틀어봐요."


-"어머,  팀장님 곡이 그렇게나 좋은가요?"


장미는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신중하게 들은 뒤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TO YOU'음원을 찾은 뒤 화영에게 들려주었다.


"화영 씨,  이번에는 이걸 들어봐요.

  어때요?  화영 씨가 들려준 곡과 거의 똑같죠?"


-'어머, 팀장님이 어떻게 저희 동아리 후배들 곡을 갖고 계세요?"


화영의 말에 단호하게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은 장미가 그녀에게 말했다.


"화영 씨, 이곡은 샤크가 이년 전에 음원으로 발매한 'TO YOU'라는 곡이에요.

 아무래도 제가 그 동아리 후배를 좀 만나야겠네요."


그녀의 말에 놀란 화영이 놀라서 말을 해야 하는데 말을 잇지 못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 럼  팀장님 말씀은 제 동아리 후배들이 샤크곡을 표절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지금 제가 보기로는 상황이 그렇고 전 당장이라도 그 후배를 만나야겠으니 화영 씨가 연락을 해주세요."






장미가 화영과 샤크의 곡 표절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고 있던 그 시간 수련은 편집장과 사무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편집장님, 어제는 늦기도 했고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얘길 못해서 제가 직접 왔어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거죠?"


다급한 표정의 수련을 보는 편집장이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화일철 한 부를 집어 그녀에게 건넸다.


-"직접 보시죠."


파일을 허겁지겁 펼쳐든 수련의 눈에 자신이 연재하고 있는 웹툰 '동방삭의 연인' 5화 (연화 공주)의 줄거리에 형광펜으로 칠해진 대목과 그 다음장에 책의 복사본으로 보이는 부분에 형광펜으로 칠해진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칠해진 부분을 자세히 읽고 난 수련이 의구심이 가득한 눈길로 편집장을 주시했다.


"이게 뭐가 표절이라는 거죠?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작품을 창작하는 경우 역사 자체가 스포고 그 역사를

대상으로 하는 무수히 많은 작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다 표절이라고 하면 어떻게 창작을 할 수가 있냐고요."


편집장은 그런 그녀를 보며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양손을 회의 탁자 위에 올린 뒤 수련을 향해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제 인기몰이를 시작한 작품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 작품은 끝이란 걸 모르는 겁니까?

 회사는 자선단체도 작가의 표절시비나 편들어주는 법무법인도 아니죠.

  이 문제는 애초에 출처가 불분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든 백작가에게 원인이 있지요.

  제 말이 틀립니까?"


"아니.. 편집장님.  출처가 불분명한 사람이라뇨.  역사적 사실 관계 고증 없이 제가 작품을 썼겠어요?

  충분히 확인한 내용이고요.  제가 표절 제기하신 분을 직접 만나겠어요.  그분 연락처를 주세요."


-"백작가 지금 너무 흥분했어요.

  무슨 얘긴지 충분히 이해했고요.  표절 제기에 따른 내용은 이미 법무팀 통해서 충분히 검토를

  마쳤습니다.  웹툰은 계약과 동시에 저작권 등록을 하기 때문에 애초에 표절은 성립되지 않아요."


수련은 이해가 지 않는 표정으로 편집장을 마주 보았다.


"그럼 표절 성립도 되지 않는 이 건으로 왜 저를 부르신 거죠?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이미 표절시비가 발생한 상황이므로 앞으로 연재할 내용과 관련해서 스토리 도움을 주신 분과의

협업은 당장 그만두세요.  이건 권고 사항이 아니라 회사가 작가에게 하는 지시사항입니다."


"그럼 앞으로 연재는 어떻게 하란 말씀이세요?"


편집장은 떼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와 같은 표정으로 수련을 바라본 뒤 사무실에 비치된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어 들고 와서 뚜껑을 돌려 딴 뒤 그녀에게 건넸다.


-"팬소설이라고 들어보셨죠?  그걸 할 겁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를 토대로 팬소설 공모를 연 뒤 대상을 획득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앞으로 연재를 해나가는

  거죠."


편집장의 말을 듣는 수련의 얼굴 위로 감탄의 표정이 떠올랐을 때 그는 속으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전 스토리작가와의 협업은 관두시는 걸로 저는 믿고 있겠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수련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휴.. 큰일이네..  하긴 그분한테는 고맙기는 했지만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 얘길 어떻게 하지...'


고민으로 인해 수련은 머리가 무거웠다.  





이전 20화 99번의 환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