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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Oct 24. 2021

07 가족 단톡방이 생겼어요.

           강아지는 힘이 세다


우리 가족 간에도 밤이로 인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다 성장해서 혼자서 따로 떨어져 자취를 하는 아들은  정말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별로 연락이 없었다.

그나마 딸은 소소한 것을 나누는데 떨어져 사는 아들은 그런 게 없으니 항상

부모인 내가 먼저 안부를 묻곤 했다.

부모는 자식의 안녕이 늘 궁금하지만 자식은 그런 부모의 관심이 조금은 

성가신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는 무언의 편함을 즐기고 

있었기에 섭섭함이니 뭐니 이런 감정은 묻어두고 가자는 생각이 내 안에 있었다. 

이런 가족 간의 암묵적인 질서를 밤이는 깨뜨리기 시작했다.

아들과 놀고 있는 밤이

밤이로 인해서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에게 먼저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서로 간의 안부는 궁금하지 않아도 밤이 하루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우리 대화의 핫이슈였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사진이나 영상을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고 

“밤이 지금 뭐해?”

이 질문을 하루에 한 번은 받았다.     

부모의 안부는 묻지 않는 아들 녀석이  강아지 안부는 꼬박 챙겼다. 이렇게라도 연락이 오니 내심 반가웠다.


직장에 다니는 딸도 업무 틈틈이 밤이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달라고 했었다. 밤이를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군에 갔던 아들 녀석도 간혹 외출시에 볼수있는 밤이 소식에 반색을 했었다. 

하지만 이 안부를 세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물어보니 반가움도 있지만 번거롭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가족 단톡방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밤이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주목적이었는데 

갈수록 단톡방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일과  가족의 기념일을 챙기는 톡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어쩌면 다 큰 아이들과는 특히 아들과는 별로 대화할 이야기가 없었는데 밤이로 인해서 시작된 수다가 

이제는 사적이고 여러 가지 신변의 일을 의논하는 대화로 이어졌다.

이제 가족들은 서로 대화를 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밤이로 인한 이런 소소한 변화들은 내 주위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들이 밤이를 그려넣어서 직접 만들어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내가 하려고 해도 되지 않던 일들이 밤이로 인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어지고 있었다.

강아지의 영향력이 엄청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 녀석은 뭔데 이렇게 힘이 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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