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레스트 나지행 Nov 16. 2019

#12. 미션 임파서블... 그리고 뜨거운 눈물

모든 고통은 끝이 있다.

미션 임파서블 007 작전



아... 짐이 너무 많다. 일부는 일단 현지 파트너들에게 보냈다.

한국 들어갔다 나오면 그곳에서 집을 얻기로 했거든.


나의 비행시간은 새벽이다. 이미그레이션 통과할 때 사람이 없는 새벽이 안전하다고 했다.

나는 중개인에게 돈을 줘놨고 중개인은 이미그레이션의 지정 사람에게 언더테이블을 하였다.

짐이 많다. 또 앤드류다. 누가 보면 앤드류가 나와 사귀는 줄 알겠다 할 정도로 모든 어려운 일에는 그 친구가 함께 해줬다.

한국을 들어갔다 나오더라도 쿠알라룸푸르에 있을 생각은 아니니 앞으로 앤드류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우정. 그 따뜻한 마음 항상 감동이었다.

마지막 토스트와 커피를 사준다. 그때 중개인으로부터 문자가 온다.

'앞으로 10분 뒤 5번 창구를 통과하세요'

어째 돈을 줘놨는데도 무섭다. 그때부터 심장이 다시 쿵쿵 뛴다.

"앤드류... 나 잡히면 어떡해?"

"제니 걱정하지 마~~ 잘 통과할 거야."

그때 다시 문자가 왔다.

'지금입니다. 5번을 통과하세요. 다른 창구로 가면 절대 안 됩니다'

앤드류와 마지막 허그를 하고 나는 줄을 섰다.

'옆 줄로 옮기라고 하면 어떡하지? 아... 무서워 죽겠다....'

내 심장은 이미 두려움에 미친 듯이 쿵쾅 거렸고... 다행히 5번 줄에 딱 붙어서 창구로 넘어왔다.

나는 그 사람이 뭐라고 물어볼지조차 겁이 났는데 내 여권을 보면서 그 사람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어느 나라를 가든 이미그레이션 통과할 때마다 걸려도 늘 당당했던 내가 그 미소에도 오늘은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도장을 찍어주고 한 마디만 했다 "OK."


하아아.... 1단계 이미그레이션 드디어 통과.

이게 뭐라고 난 7개월이나 고생한 거야?...


안내방송만 울리면 심장은 다시 쪼그라든다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했더니 다리가 풀린다. 좀 앉아야겠다...

햄버거 집에 앉았다. 바로 앞에 환전소가 보인다.

처음 말레이시아 갔을 때 지갑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난 지금 한국 카드도 한국돈도 없다.

'환전을 해야겠다'

말레이시아 링깃을 꺼냈다.

"한국 통화로 바꿔주세요."

그런데... 그 여자가 갑자기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다.

'헛.... 안되는데...'


"내 여권이 왜 필요한가요?"

"일정 금액 이상은 여권을 카피해야 해요"

나는 말없이 여권을 주었다...

내 여권을 복사하는데 불현듯 드는 생각이 


'나 경찰이 잡으러 오는 거 아니야?' 공포가 다시 밀려온다. 나... 겁이 많긴 정말 많다.

"저기요! 저 환전 필요 없어요. 안 바꿔도 돼요"

다시 돈을 받아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난다.


앞으로 이륙까지는 두 시간이 남았다. 아... 빨리 이륙하고 싶다. 너무 무섭다...

카페에 자리 잡고 앉았다. 예전에 쿠알라룸푸르를 놀러 왔다가 돌아갈 때 자주 들렀던 카페인데...

그땐 참 편하게 앉아서 커피를 마셨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긴장일까?

땀이 줄줄 난다... 5분에 한 번씩 안내방송이 울린다.


KOREA나 J로 시작하는 스펠링을 읊을때마다 나를 찾는 것 같다.

그때마다 다시 심장은 요동친다. 미쳐버릴 것 같다. 노이로제다.

'아... 안내방송 좀 꺼버려. 나 돌아버릴 것 같아'

비행기 타러 가는 저 터널만 통과하면 되는데... 그 문 앞 카페에서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두 시간 동안 극도의 긴장감으로 바들바들 떨고 있다.

내 두려움 누가 알까? 이 역시 혼자만이 알고 있는 두려움이다.

남의 나라에서 소속감 없는 이방인이 되어있음을 감추고 지냈던 나 혼자만이 알고 있던 그때처럼...


드디어 비행기를 탄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이륙 전까지 나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나를 잡으러 올 것만 같다. 나를 찾으러 올 것만 같다.

드디어 이륙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린다.

비행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하늘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땅에서 멀어지면서 몇 년 동안의 나의 모험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나도 모르게 읊조렸다.


"살... 았... 다...." 그리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드디어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 간다고만 했는데 게이트를 빠져나가니 온 가족들이 나와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보지 못했던 가족이 한 명 늘어있었다.

친오빠의 딸, 나의 첫 조카다. 너무 예쁘게 생겼다.

     

’ 맞아... 나 가족이 있었지...‘

 눈물이 핑 돈다


한국에 도착한 나는 며칠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 긴 여정을 털어 내듯이...


     



이전 12화 #11. 오버 스테이 7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