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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싹지기 Oct 24. 2024

땅콩알은 무엇이 파 먹는가?

벌레도 문제지만, 토질도 문제다.

땅콩을 모두 수확했다


삶은 땅콩을 좋아하는지라 올해는 땅콩을 1평짜리 틀밭에 가득하게 36개의 모종을 심었다. 올해는 땅콩을 심기 전에 친환경 토양살충제도 넣고 거름도 잘 섞어 넣었던 터였다. 이파리들도 무성하고 싱싱해 보여서 그간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작년에 시범적으로 밭의 절반 가량에 심었던 땅콩은 땅속에서 무언가가 땅콩의 거의 절반은 알을 파먹고 껍질만 남겨 두었었다. 올해는 벌레가 파먹는 양을 줄여서 수확량이 좀 더 많아지도록 미리 토양살충제를 넣었건만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가 파먹은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제법 포기들이 무성하게 잘 자랐고, 따로 복토를 하거나 하는 관리는 하지 않았는데도 수확량이 괜찮은 것 같은데... 문제는 땅콩을 심은 틀밭의 토질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수확을 할 때에서야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토질 자체가 배수가 잘 되지 않아서 떡이 져 있고, 그 사이에서 일부는 상해 가고 있고, 일부는 캐내기도 전에 싹이 나고 있는 점이다. 땅콩을 재배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토질이 주는 악영향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흙이 좀 뽀송해야 수확이 편할 텐데 비까지 자주 내린다. 처음에 3줄 정도만 수확을 해보니 한번 정도 삶아 먹을 양으로 적당한 것 같아서 대략 5~6번 정도로 나누어서 수확하면 되겠다 싶었다. 한데 생각보다 싹이 나고 있는 것들이 많이 보이고 땅속에 두면 계속 상해갈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비가 오는 사이사이에 수확을 서둘렀다. 땅이 마를 틈이 안 보이니 질척한 흙 사이에서 땅콩을 캐내는 수밖에 없었다.



땅콩 이파리는 무성했는데, 그 아래에선 무언가가 열심히 파 먹고 있었다.


씻어 놓으니 환골탈태한 느낌이지만 땅콩껍질의 빛깔이 좋지는 않다.


내년 봄, 새로 땅콩을 심으려면 무언가 개선이 필요하다. 땅콩을 위해서 배수가 잘 되는 흙을 넣은 밭이 새로 마련해야 될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올해도 처음에 한 번만 친환경 토양살충제를 넣어주었는데, 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토양살충제를 보충해 주었어야 했다.



매리골드가 가득히 피어난 한 주


지난주에는 꽃봉오리만이 가득하더니 한 주만에 매리골드가 엄청난 수의 꽃을 피워냈다. 하지만, 매리골드는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맥을 못 춘다. 대갈장군처럼 꽃봉오리가 엄청 피어난 매리골드는 비가 많이 내린 하루를 보내면서 비를 머금은 꽃봉오리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넘어졌다. 그래도 꽃은 풍작이다. 큼직한 꽃봉오리들이 많이 달려 있어서 이번 주부터 틈틈이 매리골드 꽃을 따서 꽃차로 말리기 시작했다. 마당에도 매리골드 향이 가득한데, 꽃차를 말리면서 방안에도 온통 매리골드 향이 가득한 날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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