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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싹지기 Mar 14. 2024

삼월, 텃밭의 봄이 시작되었다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작물들이 자라기 시작한다.


겨울을 난 텃밭에서도 살아남은 것들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배추를 심어 봤는데 벌레들이 모종을 모두 먹어 치웠다. 마늘이나 양파처럼 월동을 하는 작물은 심지 않았다. 그래서 겨울 동안 비닐하우스 안이든 노지든 모든 틀밭들은 동면에 들어갔다. 작년에 비닐하우스 안에 틀밭을 먼저 만들어 놓고서 겨울 동안을 묵힌 후의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아마도 틀밭의 흙 안에서도 동면을 하는 개구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겨울 동안을 잘 살아남은 기특한 것들이 있다.


쪽파는 겨울에 성장을 멈추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얼지도 않고 잘 살아남았다. 봄이 다가오니까 성장을 시작한다. 3월이 오면서 기온이 높아지니까 더 잘 자란다. 3월 연휴 동안에 첫 수확을 해서 김치도 담그고, 파전도 부쳐 먹었다. 기특한 것들...



부추는 남은 이파리들이 겨우내 마르고 자취를 감추었다가 봄이 다가오니 슬슬 올라오기 시작한다. 역시 3월이 다가오니 빠르게 성장을 시작한다. 이제 초벌 부추가 준비가 된 상태이지만, 아직은 좀 기다려 본다. 조금만 더 자라면... 그러다가 첫 수확을 했다. (3/12 화)



겨울을 지낸 상추도 몇 개 살아남았다. 그런데 아직은 겨울에 얼어버린 이파리들만이 있고 새로운 이파리들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아직은 새잎이 나기를 기다리는 중...




작년에 1년 정도 키운 아스파라거스를 하나 사서 비닐하우스의 부추밭 한켠에 심은 것이 3월이 채 되기도 전에 싹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스파라거스는 성장을 위해 올해는 아스파라거스 수확을 참고 내년을 기약한다.




첫 파종은 꽃상추와 청상추 그리고 쌈채 3종


꽃상추와 청상추를 모판에도 심어보고 틀밭에 흩뿌려도 보았다. (3/3 일)

쌈채 3종(루꼴라, 어수리, 눈개승마)을 틀밭 하나를 1/3 정도로 나누어 흩뿌렸다. (3/3 일)

루꼴라는 5일 만에 새싹이 바글바글 올라오고 있다.



난리 났네, 루꼴라!

파종해서 싹이 제대로 안 올라온 종자들이 가끔 있어서 아예 흩뿌려 보았더니 일주일 만에 이렇게 바글바글...

이렇게 올라오면 잘 솎아서 먹어야 되는데, 뽑기 아까워서 아끼다가 함께 커버리면 그다음엔 더 처치 곤란이다. 이번엔 과감하게 잘 솎아내는 것이 일이다. (3/10 일)




꽃상추와 청상추는 틀밭에 흩뿌린 것들은 소식이 없고, 모판에 심은 것들은 일주일 만에 싹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름표를 안 붙여 주었더니 헷갈리긴 하는데, 아마도 많이 나온 쪽이 청상추이고, 드문드문 몇 개만 올라오고 있는 것이 꽃상추인 것 같다. 아직 내 눈썰미로는 본잎이 나와야지 완전한 구분이 가능할 듯...(3/10 일)




새로운 씨앗을 준비하다


기능성 상추인 흑하랑을 재배해 보려고 지난주에 인터넷에 씨앗을 주문했던 것이 남파랑길 여행을 다녀온 사이에 택배로 도착해 있다. 작년에 꽃밭 한 켠에서 테스트 삼아서 재배해 보았던 레드비트는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재배를 하기 위해 모종을 두 봉 샀다. 레드비트는 이파리도 샐러드로 먹고, 뿌리는 잘 자라면 피클을 담글 때 같이 넣으면 피클의 색이 분홍빛이 나서 먹음직스러워진다.



흑하랑은 겉봉에 50 립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00 립 이상이 될 정도였다. 우선 모판에 50개 정도만 파종해 보았다. (3/9 토)




상추 모종과 씨감자를 사다


안과 정기진료를 받으려고 시내로 나간 차에 중앙시장에서 상추 모종을 두 가지 샀다. 마침 씨감자도 보이길래 한 소쿠리를 샀다. 아삭이상추와 꽃상추는 각각 3천 원, 두백감자는 5천 원이다. 감자는 알이 11개 밖에 안 되지만 쪼개서 심으면 틀밭 하나는 다 채울 것 같다. (3/7 목)


두백감자는 분감자라고도 불리고, 전분질이 많은 감자라네. 포슬포슬한 식감으로 튀김, 감자칩에 사용한다.



한 해가 지나고 나니 텃밭에 넣은 상토가 많이 가라앉았다. 텃밭 몇 개는 상토 보충을 해주고 정리를 해야 된다. 우선 재고로 남겨둔 상토로 틀밭 하나를 채우고 상추 모종 두 가지를 절반씩 심었다. 첫 모종은 왠지 굉장히 싱싱하고 튼튼한 느낌이다. 씨감자는 싹을 더 틔워서 심으려고 잠시 대기 중... (3/7 목)




아삭이상추는 잘 자란다.

며칠 만에 조금 더 자란 느낌이다. (3/10 일)




삼월의 둘째 주는 비닐하우스 안의 텃밭에는 새 소식이 전해진 한 주였다.

이제부터는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없고 낮기온이 부쩍 오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꽃들도 본격적으로 자라 올라오고 있고, 작물들도 쑥쑥 성장을 시작하는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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