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음악을 들으면서 자주 하는 경험 중의 하나는, 처음에는 무감하게 들리던 음악이 어느 순간에 주제가 친숙하게 느껴지면서 귀 속으로 확 들어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그 음악이 주는 느낌이 그 순간의 마음이 가진 느낌과 잘 맞아떨어져서 그런 경우도 있다. 혹은, 그동안 그 음악을 들으면서 기억 속에 쌓였던 음악의 느낌들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친숙함으로 터져 나오는 경우일 수도 있다. Tchaikovsky의 Variations On A Rococo Theme가 어느 순간 내 귀에 훅 들어온 이유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이 곡은 소품으로는 꽤나 유명한 곡이고 내가 가진 클래식 CD 중에도 이곳저곳에 이 곡이 수록이 되어 있다. 그나마 가장 자주 접했던 연주는 Dvorak의 Cello Concerto를 연주한 Rostropovich의 명반에 실린 연주이다. 하지만 나는 Dvorak의 Cello Concerto도 Rostropovich의 연주보다는 JacquelinDu Pre의 연주를 더 자주 들었던 탓에 이 음반에서 이 곡을 자주 들을 기회가 그만큼 줄어 들었던 곡이었다.
어느 날엔가 아침에 일어나서 플레이어에 음악을 걸려고 하다가 문득 이 곡이 생각이 났다. 그냥 오랜만에 이 곡을 '함 들어볼까...' 하는 심정으로 CD를 걸었다. 첼로협주곡은 그냥 뛰어넘고 4번째 트랙으로 바로 넘겨서 듣기 시작했는데, 어라... 그날은 이 곡의 느낌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주제부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참 멜로디가 예쁜 곡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곧바로 이 곡의 멜로디가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소리는 항상 같은 소리이고, 음악도 같은 음악이지만 꼭 이렇게 확 마음에 필이 꽂히는 순간이 있다.
사실 이렇게 느낌을 받기까지는 수 차례 들어온 그 느낌의 축적이 친숙함으로 나타나는 과정이 숨어 있는데 그 과정은 항상 기억에 크게 남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멜로디에 친숙함이 느껴지는 그 순간이 항상 우연한 찰나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은 없어진 예전의 포털 사이트인 '엠파스'에서 찾아온 이 곡의 해설
이 곡은 첼로를 위한 변주곡의 걸작이다. 차이코프스키가 1876년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 시절에 작곡해서 음악원 교수로 함께 하던 동료이며 첼로 주자인 피첸하겐(Wilhelm Fitzenhagen)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로코코풍이란 루이 14, 5세 시대의 건축이나 가구에 새겨진 우아하고 호화스러운 의장을 뜻한다. 곡은 서주, 주제에 이어 7개의 변주와 코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주 기교가 충분히 발휘되고 변주에 따른 변화도 무쌍하다. 곡은 로코코풍이란 제명과는 달리 오히려 러시아적 비감이 더 강조되어 있다.
Thema. Moderato semplice: Moderato quasi Andante
Var I: Tempo della Thema
Var. II: Tempo della Thema
Var. III: Andante sostenuto
Var. IV: Andante grazioso
Var. V: Allegro moderato
Var. VI: Andante
Var. VII e Coda: Allegro vivo
Variations on a Rococo Theme, Op 33 for Cello and Orchestra
로스트로포비치의 음반
요요마가 연주하는 로코코 변주곡
14살의 장한나가 연주하는 로코코 변주곡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로코코 변주곡
마이스키가 연주하는 로코코 변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