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된 과거
사진사가 품고 있을 애정 어린 시선
남는 건 사진뿐이라던 내 어머니의 지독한 기록들이 당시엔 늘 그렇듯 어머니의 습관 중 일부라고만 여겼다. 그러나 이제와 보니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은 기록된 사진이 아니고는 쉽게 끄집어내기 힘든 구석이 분명히 있었다.
늘 앵글에 잡히지 않던 파인뷰의 가까운 쪽에는 고정된 역할의 한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의 사진 지론에 아버지는 늘 묵묵한 사진사였다. 가끔은 나른한 주말의 방 안에서 긴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찍사의 발가락이 파인뷰를 침범해 인화된 사진 속에 박제되기도 했고, 보이지 않지만 찍사가 품고 있을 표정과 그 너머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온이 포함된 사진들이 있었다. 사진이 품고 있는 온도를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이제와 그 재잘거림들이 보이기 시작한 건 사진사가 품고 있을 애정을 지금에서야 알아챘기 때문일까?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행복할 수 있었을까?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아 언제부턴가 기록해대고 있지 않은 나의 사진 찍기 거부 행위는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어머니의 지론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사랑을 이제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나는 뒤늦은 깨달음의 불효자인가.
이제야 내 등 뒤의 아버지가 품고 있을 애정어린 시선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