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은다연
190611.png




잔이란 그저 물이나 음료를 담아 마시기 위해 쓰는 것인데도 나는 예쁜 잔이 좋다.

내가 잔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그릇은 단순하면서 색이 없는 것을 좋아하는데, 잔만큼은 알록달록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

내가 매일 쓰는 물잔은 내가 가진 것 중에 제일 화려한 잔이다.

예쁜 잔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투명한 유리잔의 반짝임이나 뽀얀 도자기 잔에 그려진 화려한 무늬들이 내 마음을 빼앗는다.

예쁜 잔에 커피를 내어 주는 카페를 만나면 조금은 맛이 없어도 용서하게 된다.

하지만 구태여 많은 잔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내 마음에 쏙 드는 잔 하나를 매일 쓰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우연히 어느 곳, 어느 때에 이렇게 예쁜 잔들을 만나는 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