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신뢰

인생이란 사막을 건널 때 필요한 것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안전하고 따뜻한 캠프파이어가 비추는 것은 진짜 세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때로 정말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사막의 깜깜한 어둠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

- 스티브 도나휴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와중에 강추위와 폭설까지 겹쳐 며칠 째 꼼짝 않고 집에서 머물렀다. 매일 아침 하던 산책도 집안에서 홈트레이닝으로 대체했다. 비대면으로 회의도 하고, 모임도 하면서 필요한 것은 택배로 받았다. 뉴스 체크를 정기적으로 하고, 넷플릭스 드라마도 보면서 그렇게 나름 집에서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어제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외출하게 됐다. 추위를 방어하려고 꽁꽁 싸매고, 미끄러지지 않는 방한화를 신고 나갔다.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꽤 충격이었다. 좀 과장하자면 '내가 죽어도 세상은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돌아가겠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동안 나만의 세계에서 안전하고 안락하게 , 그러니까 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할 일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일은 아니지만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를 두려워했던 것 같다.

스티브 도나휴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다섯 번째로 '캠프파이어에서 한걸음 멀어지라'라고 했다. 사하라 사막을 건너던 중 친구와 단둘이 캠프파이어에 의지해 밤을 보내게 됐다. 낯선 투아레그족 남자가 나타나 소금을 빌려가고, 후추를 빌려가더니 다시 와서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사막에서 살아가는 투아레그족 남자가 갑자기 자신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고, 안전한 캠프파이어를 벗어나 그를 따라 사막의 어둠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가 어둠에 익숙해졌을 즈음 야영 중인 투아레그족 사람들과 만난다. 그들의 양고기 바비큐 식사에 초대받은 것이었다.

캠프파이어 곁을 떠난다는 것은 도전을 이야기한다. 그러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도전을 할 때에 '항상 준비하라'라고 배워왔다. 스티브 도나휴는 그게 잘못된 신조라고 강조한다.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신조는 'Semper Non Paratus( 항상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기)'라고 말한다.

인생의 사막에서 완벽하게 준비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 스스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순간 모든 위기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실수를 했을 때, 그리고 끔찍한 실패를 했을 때 스스로에게 조금은 관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무책임하거나 알면서도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책임감에서 완전히 해방시켜 줄 세 시대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익숙한 캠프파이어에서 벗어나서 인생이라고 하는 사막의 불확실성을 좀 더 쉽게, 덜 두려운 마음으로 그리고 대담하게 맞는 마음가짐이다.'

캠프파이어는 가정이 될 수도 있고, 직장이 될 수도 있다. 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우리는 두려워한다. 완벽하게 준비가 되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완벽한 준비란 불가능하다. 설령 준비를 했다 쳐도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사람 관계가 어긋나기도 하고, 코로나 19 같은 불가항력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막을 여행할 때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떨어지는 것은 중요한 규칙이다.

'캠프파이어에서 멀어지면 변화의 사막을 건널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허상의 국경에 도착했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신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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