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중 나를 깨우는 한 문장
'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세상 만물은 모두 한 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출생한 파울로 코엘료는 10대 후반 세 차례나 정신 병원에 입원했던 불행한 청소년기, 자유분방했던 청년기를 거쳤다. 산티아고 순례 여행을 계기로 문학의 길로 들어선 그가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책이 1987년 발표한 '연금술사'다. 그의 에세이를 모은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다가 '연금술사'를 다시 꺼내 들었다. 처음 읽는 것 처럼 새롭게 느껴졌다. 전에는 건성으로 읽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문장들이 많고, 이 책에 그렇게 많은 상찬이 쏟아지는지 ‘ 이제야’ 알겠다.
주인공인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사건들, 그리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줄거리로 이어진다. 모두 간단하고 쉽지만 우리 삶에서 겪게 되는, 혹은 느끼는 일들에 대한 철학적 은유를 담고 있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보물을 찾는 꿈을 두 번이나 꾼 산티아고가 마을에서 만난 노인이 해 준 말이다. 양을 팔아 피라미드로 갈 노자돈을 마련하지만 사기꾼에게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된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주인의 허락도 없이 먼지가 쌓인 크리스털을 깨끗이 닦는다. 왜 그대로 두었느냐는 질문에 크리스털 가게 주인은 " 자네나 나나 머릿속에 나쁜 생각이 들어가면 닦아야 하지 않나."라고 한다.
크리스털 가게 주인으로부터 산티아고는 '마크툽'이란 단어도 배웠다. 주석에 따르면 대개 종교적 의미로 쓰이는 아랍어인데 '그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이미 씌어 있다'는 말이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면서 충분한 돈을 모은 산티아고는 대상의 행렬에 합류해 사막으로 향한다. 낙타몰이꾼은 그에게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이나 농사일처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은 우리의 삶과 세상의 역사가 다 같이 신의 커다란 손에 의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단숨에 사라지는 거라오."
" 한번 사막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다시는 돌아나갈 수 없지요. 되돌아가지 못할 바에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최선의 방법만 생각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알라의 손에 달려 있어요. 위험까지도 포함해서 말이오. "
우리 모두는 나만의 보물(자아의 신화)을 찾고 싶어 한다. 세상에는 그 꿈을 아예 모르고 사는 사람, 알고도 불가능하다며 포기하는 사람, 그것을 삶을 지탱하는 희망의 끈으로 삼는 사람 등 갖가지 유형이 있다. 그리고 또 있다. 산티아고처럼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사람이다. 산티아고는 길을 떠나 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많은 것을 배웠다. 전에는 너무 익숙해서 아무런 깨달음도 주지 않았던 것들로부터.
산티아고가 찾아 나선 보물은 '자아'이다. 우주의 만물은 모두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것이 '자아의 신화'이며 그것을 깨닫기 위해선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우주 근원에서 나오는 '궁극의 힘'이다. 결국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자신의 힘을 믿으라고 코엘료는 얘기한다.
'산티아고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그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자신 말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