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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유진 Oct 23. 2024

잦은 응급실, 결국엔 입원

정신이 아프면 몸도 자주 아프다는 SSUL

은재는 최근에 응급실을 찾았다.


며칠 째 몸살이 은재의 몸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은재는 오한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펄펄 열이 끓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래서 온몸이 벌벌 떨려서

잠도 잘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근데 병원에 가는 것은

단순 몸살이라고 생각해 선택지에 없었고

타이레놀만 주구장창 먹으며 버텼는데

애인이 억지로 응급실로 데려가서..

그렇게 된 거였다.


응급실에 간 은재는 처음에 수액을 맞았다.

그런데 의사가 심각한 얼굴로 은재에게 다가오더니

은재의 신장에 염증이 득실득실한 것으로 보이니

여러가지 검사를 한 뒤에

바로 입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 아닌 경고를 했다.


그래서 은재는 여러가지 검사를 했고,

신우신염 진단을 받아

입원 절차를 밟았다.




은재는 5인실에 입원했다.

그리고 다행히 창가 자리였다.

은재는 커튼을 완전히 쳐버리고

멀뚱히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오늘을 포함해

우울증을 앓은 이후로

응급실에 참 자주 갔었다.


정말 그랬다.


물론 지금은 입원까지 한 상태이지만

제대로 된 병명이 있으니

대학생 때보다 나았다.


대학생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도 참 병원에,

응급실에 자주 갔었는데

그땐 원인 불명이었다.


원인 불명 복통

원인 불명 장염

뭐, 이런 것들로 자주 병원에 갔었다.


그리고 그때의 공통점을 떠올리면

그때마다 늘 마음이,

정신이

아프고 혼란스러웠다.


물론 그랬던 이유까지는 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서 이번 화에

정밀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은재는

정신이 아프면 이내 곧 몸이 아파지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으니까?

마음이, 정신이 아프고 혼란스러우면

그 만큼 스트레스도 증가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물론 정확한 병명이 있고

정확한 원인이 있지만

분명히 정신이 아팠기 때문에

몸도 아파온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최근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사실이니까.


최선을 다 했으나 하던 일에서 잘리질 않나,

매번 통장엔 돈이 없고,

그래서 겪는 수모들과 쪽팔림과 좌절감,

작가가 되기 위한 개인적인 작업에 자꾸 브레이크가 잡히기도 하고,

작가적인 굴욕감을 느끼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애인은

은재에게

이왕 이렇게 된 거 푹 쉬라고,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절대 안정이라는 게

불안 증세가 높은 우울증 환자에게 가능하긴 한 걸까?


뭐, 그런 의문이 들긴 했는데

입원 당일과 이후 며칠은

일단 너무 아파서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하루,

이틀,

사흘.


새벽 5-6시부터 깨워대며

아침 7시부터 밥을 먹이는

별 사람을 다 만날 수 있는 5인실에서

은재는 열흘 동안 있었다.


열흘 동안 어땠어요?

누군가 은재에게 묻는다면

은재는 자신의 일기장을 보여줄 것이다.


물론 안의 내용은 비밀에 부치고

은재가 쓴 일기의 쪽수를 보여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은재는 일기장을 열 장이나 넘게 썼으니까.


그리고

이전 화에서 밝혔던 것처럼

불행하면 일기장은 길어지니

이것은

은재가 입원 중에 불행했다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슨 생각으로 불행했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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