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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귿 Nov 05. 2020

감성 표현하기

감성을 표현하기에 앞서 나부터 알아보자


감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쉽다. 표현이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내는 건데, 몸짓도 표현의 한 종류다. 꼭 어떤 결과를 남겨야만 표현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감성을 표현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감성도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이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곧 감성을 표현한다는 말과 같다.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표현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타인에 대한 비난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나 역시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오랜 기간 헤매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과제로 글쓰기를 시키고 글을 읽히고 글을 발표하게 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전에는 감정 자체를 표현하기 어려워했는데, 나의 어린 시절 과거가 연관이 깊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나는 외할머니의 손에 컸다. 두 분 다 직장의 특성상 귀가시간이 늘 늦어 한 밤이 되어서야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동생이 태어나고서부터 더 관심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더군다나 동생은 2002년 축구 열풍에 휩쓸려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게 되고 합숙 생활을 하면서 더욱 부모님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나이가 들면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나는 점차 내향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초등학교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들마저 중학교에 접어들면서 흩어지게 되다 보니 또래라고 해도 모르는 아이들 사이에 끼다 보니 더 위축되었다. 하필 키와 덩치도 큰데 내향적이다 보니 위협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건드리는 사람도 없는, 반에 꼭 한 명은 있을 법한 그런 학생이었다.


교우관계도 완만한 편은 아니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없고 나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웠다. 그런 성향이 굳어져가면서 교우관계도 겉으로는 친해 보이지만 깊은 관계를 맺지 않았고, 매사가 수동적이었다. 20살이 되며 감정을 뒤흔드는 사건들을 접했다.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감정이 폭발하면서 감정이 급변하며 괴로운 시기도 보냈지만 마침 글을 쓰면서 쌓인 감정을 표출해내게 되면서부터 마음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인문학 서적이나 철학 서적 등을 읽으면서 나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다.


표현하는 방식이 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사용하는 방식이 딱 하나 있었는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 가사와 음률에 감정이 이입되며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다만 노래를 부르는 건 내 감정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순간적으로 풀릴 뿐이었지만 말이다.


노래와 글쓰기의 차이는 스스로를 알고 표현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노래는 일단 내가 쓴 가사가 아닐뿐더러 당시에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왜 그런 감정이 생기는지, 노래를 통해 해소되는 감정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고서부터는 글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해소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즉, 먼저 나를 알고 내 감정을 진솔 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감성을 표현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감성 표현하기


이제 필요한 것은 어떻게 감성을 표현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글을 통해 감성을 표현한다면 누군가는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고 춤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표현 방법만 잘 찾는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업(業)이 될 수 있고 훌륭한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하상욱 시인의 경우 대중은 그를 SNS 작가라고 부른다. SNS를 통해 시를 쓰고 출간까지 한 성공한 케이스인 그는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따라 SNS 계정을 만들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단 글뿐 아니라 그림, 사진 나아가서는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고 업(業)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되, 혼자서만 하지 말고 SNS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는 것이다. 꼭 나의 장래가 되지 않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발생하는 힘은 삶에 무척 큰 힘이 된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는 것도 인간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늘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수많은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욕구엔 사람 관계에 대한 내용이 꼭 있다고 말을 할까. 


아직 감성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나 좋아하는 물건 같은 걸 찾아보는 것도 좋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글을 통해 감성을 표현하는 나처럼 자기가 직접 부딪히고 있는 것 중에서 찾아보는 게 가장 좋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배우고 연습하면서 익혀나가도 된다. 어떻게 표현해도 좋으니 그 속에 가만히 묵혀 두지 말고 밖으로 드러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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