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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u Jun 18. 2023

오늘을 살아요.

매일, 감동육아


저기 저 매미는 여름한철 울지만, 우리집 매미는 사시사철 시끄럽습니다. ㅋㅋㅋ 저녁을 먹으면서도 쫑알쫑알. 설거지를 하는 엄마의 등 뒤에 대고 쫑알쫑알. “엄마, 엄마” 하고 한 30번은 불러댑니다. 귀찮을 때도 많지만, 아이가 쫑알쫑알 거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 새가 구해온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의 모습이 연상되어 쫑알쫑알 소리가 좋습니다. 참 좋습니다. :)



그래서 이상하게 조용할 때면, 가만있지 못하고 또 아이를 찾아 나서고는 합니다. 그럴 때면, 대개 아이는 물감을 벌려놓고 그림을 그린다던가, 헤드셋을 끼고 피아노를 친다던가, 그도 아니면 자기 방에서 몰래 만화책을 보고 있습니다.(만화책 읽는 걸 싫어하는 엄마, 보지 말라고 강제하지 않지만 만화책 볼 때는 꼬옥 방으로 숨어 들어간다는, ㅋㅋㅋ)



오늘도 설거지를 마치고, 쫑알쫑알대는 아이가 그리워 아이를 찾습니다. 물감놀이를 하는 교구방에도, 피아노를 치는 거실에도 만화책을 보는 침대 위에도 아이가 없습니다. 혹시 화장실에 있을까하여 화장실로 가는 길목 앞에서 현관 앞에 풀썩 앉아있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거기서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거니~~”

가만 다가가보니 신발장에서 아빠의 신발만 꺼내 놓았더라는,

“뭐해?” 라는 엄마의 물음에 황급히 일어나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오지 마세요~~” 라며 철벽을 치는 아이.



그래도 꿋꿋이 나가 확인하는 엄마의 눈에는 아빠 신발을 물티슈로 닦고 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심지어 신발 바닥까지 꼼꼼하게, 흐엉~~~ㅠㅠ 대체 왜 그래, 너희들~~ 왜 돌아가면서 울보 엄마를 감동시키냐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이 녀석들아, ㅠ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사랑,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터질 것 같은 내사랑.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내사랑귀하디 귀한 내사랑아♡


가끔, 아주 가끔은, 덜컥 겁이 납니다. 아이같지 않은 넓은 사랑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에 내가 엄마답지 못해 나 대신 엄마 역할을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깜박깜박 하는 엄마를 대신하여 꼼꼼하게 물건을 챙기고, 힘들어 회사 안 다닌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집안 일을 해두고, 혹여 아빠랑 싸울까 걱정되어 아빠의 신발을 닦아두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ㅎㅎㅎ)



부모가 자기 삶을
귀하게 여기며 정성을 다할 때,
아이의 모습도 부모가 원하는
그 모습으로 변한다.

김종원, <하루한장 365 인문학 달력>


하지만, 아닐거에요~ 엄마인 내가 나의 삶을 귀하게 여기며 정성을 다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귀하게 대접 받는다 생각해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주말에도 종종) 침대보를 정리하고, 몸을 단장하고, 화장을 하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는 엄마에게 아이들은 왜 외출하지 않을 때도 그러냐며 궁금해 합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가 받은 오늘 하루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예쁘게 살아가기 위함이라고,


이러한 마음 닮아. 우리 아이들 이렇게 예쁘게 자라는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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