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라고 다그친다고 공부하던가요? 아이를 구슬려도 보다가 엄마 자신의 분에 못 이겨 소리도 버럭 질러 보지만 아이들은 커갈수록 엄마 말을 안 듣습니다.
아이는 끔찍하게 하기 싫은 학원 수학 숙제를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겨우 책상에 앉아 끄적이면서 합니다. 이때 아이의 목표는 학원 숙제를 어떻게든 빨리 끝내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학원 숙제를 하게 되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풉니다. 그러다 보면 알고 있던 쉬운 문제도 틀리고, 고민해서 문제를 풀 의지가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는 당연히 틀립니다. 결과적으로 총 50 문제 중에서 맞은 문제 개수가 25개도 채 안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상태로 학원에 다시 가면 숙제에서 틀린 25 문제를 다시 풉니다. 이 얼마나 소모적인가요. 그리고는 또 50문제의 새로운 숙제를 받아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또 반복입니다. 아이는 점점 수학이 싫어지게 되고 머지않아 숙제를 아예 안 해 갑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학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어머니, **이가 멍하니 앉아서 30분째 전혀 문제를 안 풀고 있어요"
많은 엄마들이 학원을 끊으면 우리 아이가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차마 학원을 끊지 못하는데,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엄마가 가장 신경 써 줘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공부에 임하는 아이의 태도"를 잡아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가 되어야 제대로 된 공부를 비로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일에 있어 아이가 능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런 아이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엄마가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가 말과 행동에 능동적이라는 건,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부를 능동적으로 하는 아이가 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다니던 학원을 모조리 끊어봐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부에 임하는 아이의 태도를 잡아 주는 것이지, 당장의 수학 숙제를 끝내도록 시키는 게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 엄마는 항상 아이에게 물어보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학습 학원을 모두 끊고, 아이가 가겠다고 하는 예체능 학원만 보내면서 몇 달이고 1년이고 아이를 기다려 주세요. 그럼 언젠가는 아이 입에서 자기도 수학 학원 보내달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학교 친구들이 모두 수학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도 불안하거든요. 혹여 "저희 아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학원 가겠다는 얘기를 안 할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죠?"라고 질문하신다면, 학원을 끊은 시점으로부터 몇 달 후,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다른 아이들은 수학 학원을 다니는데 너는 안 다니고 있으니, 학원 대신 서점에 가서 네가 수학 문제집을 사서 혼자 풀어 보면 어떻겠니?" 학원에 다시 가기 싫은 아이도 이 대목에서 안 하겠다고는 말하지 못할 겁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서점에 가서 자신이 풀 수 있을 만한 수학 문제집을 스스로 고르게 해 주세요. 그런 후,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식탁에 아이를 데리고 앉아 60분 수학 타임을 갖게 해 보세요.(엄마는 옆에서 설거지를 해도 되고 옆에 앉아 잡지책을 봐도 괜찮습니다) 수학타임에 앞서 달콤한 간식을 함께 하거나, 문제 푸는 중간중간 엄마에게 자신의 하루 일과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게 해도 좋습니다.
새로 시작한 수학타임에 아이가 최대한 능동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엄마가 응원해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 모르는 문제는 온라인 질문 사이트를 이용해 봐도 좋고, 학교 선생님께 여쭤봐도 좋고,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좋고, 대학생 사촌 형이나 누나에게 톡으로 물어봐도 좋습니다.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하고 아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공부가 마냥 재미있을 수만은 없지만, 최대한 "공부 = 긍정적인 감정"이 되도록 아이와 함께 노력해 주세요. 학원 진도 나가는 것보다 공부에 임하는 아이의 태도를 잡아 주시는 게 100배, 1,000배 더 중요합니다.